국내 전자·IT 분야 리더들이 협업 생태계와 융합을 통해 미래 산업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외부와 협력에 소극적인 문화를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전자·IT 전시회 `2016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업계 리더들은 국내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키워드로 `융합`과 `협력`을 꼽았다.
현 상황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제의 부진, 중국산 제품 추격 등으로 대외 여건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이 가진 경쟁력을 더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권오현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삼성전자 부회장)은 “우리 전자산업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조업 중 가장 빠르게 스마트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타 산업 확산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반 플랫폼 공동 활용과 대중소 기업간 협업생태계 구축은 융합 신산업 발전과 성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융합 신산업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협력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 역시 “우리 기업들이 신기술을 능동적으로 도입해 제품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타 산업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면서 “정부도 신산업에 대한 규제완화, R&D, 금융·세제 및 인력, 산업체질 고도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간 협력 방식도 갑을관계에서 벗어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우종 LG전자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장 사장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 예전처럼 제조사 주도로 협력사를 경쟁시켜 통과한 곳만 기술을 공급하는 형태가 되면 신기술을 고객에게 제때 전달할 수 없다”면서 “파괴적인 기술을 내놓으려면 전략적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아이디어 단계부터 함께 기획하고, 개발하고, 원가와 가격까지 같이 고민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력을 꺼리는 기업문화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융합과 협력에 소극적이고, 기술 공개를 꺼리는 대기업의 폐쇄적 문화가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박청원 전자부품연구원장은 “국내 대기업은 아직도 모든 기술을 내재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반면 외국 기업들은 개방적인 협력과 협업을 통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국내에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우수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많이 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소기업과 중소기업간 적극적인 협력과 융합으로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