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AS인력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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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을 배송하고 설치하는 수요는 매년 비슷하거나 소폭 늘지만 사후관리(AS) 인력은 일감이 감소, 요즘 할 일이 줄고 있습니다.”

한 가전 기업의 배송 담당 직원 이야기다. 매년 이사철이나 결혼 철이 되면 가전 배송은 는다. 하지만 가전제품이 고장 났을 때 출동하는 수리 기사는 할 일이 많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가전제품이 내구성이 좋아지면서 좀체 고장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 사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가전제품을 견고하게 만들어 내기 위한 제조사 간 경쟁 덕분이다. 긍정 기술 경쟁의 결과물이다. 가전제품 핵심 부품의 10년 보증, 20년 보증은 벌써 예삿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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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거나 결혼하는 등 신규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한 20년 가까이 써도 잘 돌아가는 가전제품 덕분에 수리 기사의 할 일은 준다.

가전제품이 종종 고장 나고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해져야 그들의 일거리가 늘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10년 이상 버텨 준 탓(?)이다. 소비자에겐 고마운 일이지만 현장 출동이 있어야 하는 수리기사에겐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다.

기업의 고민이 생겨 났다. 무작정 수리 인력을 줄일 수도 없고, 쉽게 줄여서도 안 된다. 올 여름 폭염 때처럼 에어컨 가동이 폭증하면 에어컨 수리 기사 일손이 부족해진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 환경으로 말미암아 가전 기업의 AS 인력 운용이 골치 아프다는 업계의 전언이다.

융통성 있는 AS 인력 운용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때다. AS 인력을 줄이는 것은 상책은 아니다. 인력이 줄면 강점 있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 서비스에 후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존 서비스를 후퇴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휴 수리 기사가 출동 건이 없을 때 다른 대체 근무를 하거나 수리 기사 업무 범위를 늘리는 것이다. 새로운 인력 운용 방식을 고민해 볼 때다.

전자자동차산업부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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