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서울정부청시에서 재정전략협의회를 주재한 뒤 기자들에게 “민간경제연구소의 4분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민간연구소는 올해 3분기 성장률이 0.5~0.7%를 기록한 뒤 4분기에는 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심지어 현대경제연은 4분기 성장률을 3분기보다 0.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내수 위축에다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 현대차 파업 여파로 수출과 생산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간연구소의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는 2.3~2.5% 수준이다. 그렇지만 유 부총리가 민간연구소의 전망이 성급하다고 밝혔듯이 정부(2.8%)와 한국은행(2.7%)의 전망치를 다시 수정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코리아세일페스타 효과와 9, 10월의 28조원 규모 재정 보강 대책을 통해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민간연구소의 4분기 전망이 비관적이란 말인가. 성장률 0%의 성장절벽과 금융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 우려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인지 정부에 되묻고 싶을 뿐이다.
유 부총리는 지난 19일 경제장관회의에서 “대내외 여건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어서 매주 회의를 열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매주 회의를 열어야 할 정도로 우리 경제 여건이 매우 엄중하다고 분석한 것이다. 그래 놓고도 민간연구소의 전망을 무시하려는 태도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게 한다. 정부의 경제위기 대응이 너무 안일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쏟아지는 4분기 경제 악재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숨이 찰 정도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계부채, 구조조정 등 악재가 산적해 있지만 뭐 하나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온 게 없다.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카드도 마땅찮다.
그렇지만 정부는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러니 국민은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정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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