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면 중소형사는 전문성을 살린 특화 전략을 짜는 데 한창이다.
특성화에 가장 적극 나서는 증권사는 지난 4월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된 업체들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KB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6개사를 중기특화 증권사로 지정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3월 크라우드펀딩 업무를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개시했다. 코넥스 상장기업 발굴도 가장 활발하다. 코넥스 상장 기업 28개사를 발굴, 최다 상장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티센, 엑시콘, 옵토팩 등 유망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 상장을 주관하기도 했다.
유안타증권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발굴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 특화된 장점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대만에 본사를 둔 유안타증권은 지난 4일 상하이, 홍콩, 대만 리서치센터 현지 애널리스트 분석을 담은 `선강퉁 가이드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회사의 인공지능(AI)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티레이더`의 범위를 펀드 투자까지 확대한 `펀드레이더`까지 올 연말 출시를 예고하는 등 특성화에 한창이다.
키움증권은 AI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온라인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2000년 업계 최초로 무점포 온라인 주식거래 중개를 시작한 특징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 8월에는 종목 발굴 알고리즘 플랫폼 `로보마켓`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유진투자선물, 유진자산운용,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등 계열사와 연계한 벤처·중소기업 기업금융(IB) 제공이 목표다. 이를 위해 여타 증권사와 달리 IB본부 안에 중기특화 관련 부서를 함께 배치했다.
코리아에셋증권은 18일 투자알고리즘 개발 전문업체인 쿼터백테크놀로지스와 함께 배당투자 사모펀드 상품을 기획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KTB투자증권은 KB투자증권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KB투자증권의 중기특화 증권사 등록은 현대증권과 합병할 경우 자동 취소되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 과정에서 KTB가 차순위로 낙점돼 12월이면 중기특화 업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항공기 대체 투자 등 다양한 업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견급 증권사들은 사업 다각화에 수익성 강화를 초점으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장기로는 대형 IB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지금 있는 사업 부문에 집중해 사업을 순차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도 “우선은 수익성을 높여가며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부실채권 정리 회사인 대신F&I와 저축은행 등 금융그룹 차원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