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전용폰` 희비 가른 `차별화된 기능`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중저가폰을 전용폰으로 출시하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원가 절감을 목적으로 특정 기능 개발에만 집중하는 제조사와 가입자 유지·유치를 위해 `차별화된 포인트`를 원하는 이통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2014년부터 이달까지 3년 동안 이통 3사가 출시한 전용폰은 총 30종이다. 올해에도 SK텔레콤은 `쏠(SOL)`을 시작으로 총 5종의 전용폰을 선보였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3종과 2종을 내놓았다.

이달 SK텔레콤 `루나S`와 `갤럭시A8`이 가세, 전용폰 전쟁이 본격화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BE Y` `H`폰을 단독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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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통 3사가 프리미엄폰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용폰은 입소문을 타고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뽐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체험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중저가폰 주요 고객이 50~60대이던 이전과 달리 젊은 세대가 합류하면서 `차별화된 기능`이 주요 구매 요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차별화된 기능이 있는 제품이 승산이 높다”면서 “전용폰만의 특정 기능 때문에 번호이동을 고려하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단통법 이후 대거 쏟아진 전용폰 가운데 흐름을 읽어 낸 제품은 빛을 봤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출시한 `루나`는 누적판매량 20만대를 돌파하며 `대박폰`으로 공인됐다.

그러나 이후 선보인 `쏠`은 그만큼의 흥행을 일으키지 못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된 `Y6`도 15만원대의 초저가를 내세웠지만 누적판매량이 2만대를 넘기는 데 그쳤다.

제조사 관계자는 “출고가가 높은 `루나`가 돌풍을 일으킨 것은 중저가폰의 인기 요인이 가격만은 아니란 사실을 보여 준 것”이라면서 “중저가폰임에도 풀메탈 유니보디로 선보인 점 등이 구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을 내세운 마케팅도 전용폰 인기에 한몫했다. SKT는 `루나`를 `설현폰`으로 홍보했다. KT도 래퍼 비와이를 내세워 소비자에게 `P9 LITE` 대신 `BE Y`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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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가 전용폰을 홍보하는 건 제조사 브랜드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매년 꾸준히 자체 기획 모델을 선보이고, KT도 중저가 단말과 중저가 요금제를 하나로 묶은 `BE Y` 브랜드를 론칭했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이통 3사가 전용폰을 위한 별도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제조사 브랜드를 다른 이미지로 대체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특히 KT의 경우 단말과 요금제를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전용폰을 통해 자사의 회선 상품도 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