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5위를 차지했다. 1위는 이스라엘로 우리나라보다 비중이 4배 이상 높았다. 미국과 이스라엘 두 나라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가 경기 침체와 고위험으로 GDP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가 0.05%를 밑도는 등 부진했다.
창업 1~2년된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고용 비중은 2013년 기준 4~15%로, 2008년에 비해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64쪽의 `2016년 기업가정신 보고서`를 지난달 말 발표했다. 보고서 작성은 월드뱅크와 페이스북이 지원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GDP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 비중이 0.08%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세계 1위는 이스라엘이였다. GDP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 비중이 0.385%였다. 이스라엘은 OECD가 해당 항목을 집계한 이래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씨드(seed) △스타트업 △초기 단계 기업 등 업력이 낮은 기업체 투자한 비중(0.27%)보다 후기 단계 기업에 투자한 비중(0.38%)이 더 높았다.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0.35%)이 2위, 3위는 캐나다(0.11%)가 차지했다. 4위는 의외로 남아프리카(0.10%)였다. 우리나라는 전년에도 5위였다.
OECD는 “대다수 국가에서 GDP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액이 0.05%에도 못 미치지만 벤처캐피털 산업이 성숙한 이스라엘과 미국은 예외였다”고 설명했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벤처 투자 총액은 597억달러로 OECD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유럽은 42억2000만달러였다. 한국은 10억8700만달러 였다. 10억달러가 넘은 나라는 미국과 한국 외에 일본(11억500만달러, 2014년 기준), 이스라엘(11억6500만달러, 2014년 기준), 캐나다(18억2500만달러) 등이었다.
벤처투자 회복세가 빠른 곳은 미국, 헝가리, 남아프리카였다. 이들 나라의 2015년 수치는 2007년에 비해 거의 두 배 정도 높아졌다.
세계 최대 벤처투자국인 미국은 산업 분야별 투자 비중에서 컴퓨터와 소비자 전자 제품이 43.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생명과학(19%)과 통신(16.5%), 에너지(5.4%), 기타(15.8%) 순이었다. 유럽은 생명공학 분야가 33.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컴퓨터&소비자 가전이 19.9%, 통신 18.6%, 에너지 4.9%였다.
창업 1~2년된 스타트업의 고용 비중은 4~15%였다. 이 분야에서는 루마니아가 17% 정도로 다른 나라보다 높았다. 또 대부분의 나라 전체 기업 중 70~95%가 직원수 10명 미만인 `마이크로 엔터프라이즈`였다.
한편 GDP 대비 벤처투자액이 최고를 차지한 이스라엘은 자율주행차용 센서 전문업체 모빌아이(Mobileye)를 비롯해 이스라엘 우버로 불리는 게트(Gett), 구글이 인수한 지도 앱 업체 웨이즈(Waze) 등이 활동하고 있다. 공공 투자 프로그램인 `요즈마` 프로젝트를 비롯해 50개 넘는 벤처캐피털이 활동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