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도 폭염' 덮친 인도·파키스탄… “2050년 생존 불가능한 지역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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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각) 인도 암리차르에서 더위에 지친 노동자들이 쉬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인도와 파키스탄이 예년보다 이른 폭염으로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인도와 파키스탄은 보통 5월과 6월 여름이 시작되지만 올해 폭염은 이보다 이르게 시작해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 기상청은 이번주 평일(14~18일) 일부 지역은 평년보다 최대 섭씨 8도 높은 날씨를 기록하겠으며, 남서부 발루치스탄의 최고 기온은 섭씨 49도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보했다. CNN은 “이는 북미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곳인 '데스밸리'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원활하지 않은 에너지 공급은 폭염 문제를 부채질하고 있다. 발루치스탄에 거주하는 주민 아유브 코사는 “많은 사람을 예상하지 못하게 할 만큼 강렬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지속적인 정전이다. (정전은) 하루 최대 16시간까지 지속된다”고 전했다.

인접 국가인 인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인구 1600만 명이 넘는 수도 델리는 이번달에만 3번 이상 일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었다. 또한 북서쪽 라자스탄 일부 지역은 최고 기온이 44도까지 올랐다.

폭염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농부 발루 랄은 “밖으로 나가면 바깥의 열기 때문에 화상을 입을 것만 같다. 야외에서 일을 하기도 어렵다”며 “돈을 어떻게 벌지 걱정된다.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인도가 2050년, 생존 가능한 기온을 넘을 최초의 지역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전했다.

이미 최근 수십년 간 극심한 더위로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수만명이 사망한 상황이다.

또한 임산부와 태아의 위험이 급증해 원인 불명의 유산과 조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아기의 80%가 조산으로 태어나 호흡기 질환을 겪는다. 임신성 고혈압이 증가해 산모의 주된 사망 원인인 자간전증(임신 20주 이후에 고혈압과 단백뇨가 발생하는 질환; 이하 '임신중독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파키스탄의 기후 변화 및 지속가능성 전문가인 메흐루니사 말릭은 기온 상승으로 연쇄적인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며 “예상되는 결과는 식량 부족, 가뭄과 빙하가 녹아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홍수 등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농부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작물이 수확할 단계가 아닌 시기에 기온이 상승한다는 사실이다. 작물은 일찍 수확을 시작하고 수확량은 줄어드는데, 이렇게 건조한 더위 속에서는 물이 더 많이 필요하다. 작물이 아직 어리다 보니 심한 더위 때문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농부들에게 주요 생계 문제가 될 것”이라며 “꽃이 피지 않고 시들고, 과일도 맺히지 않고 시들고, 해충의 공격으로 작물이 피해를 입고, 때로는 너무 더워지기도 한다. 순환이 엉망이 되고, 식량 생산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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