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美 럭셔리카 시장 진출 초반 `호된 신고식`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 고급차 시장 진출 초반 고전하고 있다. 중대형 세단 `G80`과 플래그십 세단 `G90(국내명 EQ900)`이 경쟁 모델 대비 낮은 가격에도 부진한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주력모델인 G80은 해당 차급에서 판매량이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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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제네시스 브랜드

16일 현대차 미국법인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8월 1497대, 9월 1211대로 총 2708대를 판매했다. 당초 목표로 내세운 월 평균 2500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올해 초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G90 5000대, G80 2만5000대로 연간 3만대 판매 목표를 발표했다. 연간 30만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점유율 10% 달성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제네시스(DH) 모델이 미국 고급 중형차 시장에서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이어 판매 3위를 기록,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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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중대형 세단 `G80` 북미 모델 (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을 필두로 지난 8월 미국 고급차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G80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치면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커넥티드 기술을 강화했다. 가격도 기존 모델보다 2650달러(약 295만원)가량 인상했다. 그럼에도 벤츠 E클래스(5만3075달러), BMW 5시리즈(5만1195달러) 등 경쟁모델보다 1만달러(약 1112만원)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초반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G80은 제네시스 브랜드로 출시되고 두 달간 2698대 팔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구형 제네시스(DH) 판매량보다 42.3%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판매 순위도 지난해 3위에서 올해 5위로 두 계단이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벤츠 E클래스는 9447대 판매돼 미국 고급 중형차 시장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구축했다. BMW 5시리즈는 4127대로 2위, 아우디 A6는 3559대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달 말 출시한 G90도 에쿠스보다 7000달러(약 779만원)가량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경쟁 모델인 S클래스(9만6575달러), BMW 7시리즈(8만2295달러) 등보다 최고 2만달러(약 2225만원)가량 저렴하다. 지난달 판매기간이 짧아서 판매량이 10대에 불과했다. 제네시스는 이달부터 본격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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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국내명 EQ900)` 북미 모델 (제공=제네시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는 아직 미국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단계로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와 직접 비교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기존에 판매하던 제네시스(DH)와 에쿠스가 아직 단종되지 않아서 판매 간섭도 있는 상황이라 내년부터 본격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커넥티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G80과 G90에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음성인식서비스 `알렉사(Alexa)`를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탑재했다. G80과 G90은 아마존 홈 무선인식서비스를 탑재, 에코를 이용해 집안에서 자동차 잠금장치와 공조장치를 조절할 수 있으며 시동을 켜고 끌 수 있다. 음악을 틀거나 아마존닷컴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날씨나 기사를 읽을 수 있다. 우버택시를 부르고 피자 주문 등도 할 수 있다.

제네시스, 美 럭셔리카 시장 진출 초반 `호된 신고식`
제네시스, 美 럭셔리카 시장 진출 초반 `호된 신고식`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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