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파 가이드라인 다양한 의견 수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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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 에어기그 중계기지국

이동통신 기지국·중계기 설치를 둘러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자파 걱정은 물론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설치를 반대한다. 입주 당시 주민 반대로 중계기를 철거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과 이통사 간 갈등은 물론 주민 간 갈등도 비일비재하다. 중계기 위치로 인한 주민 간 반목도 심상치 않다. 일부 주민은 전자파를 이유로 중계기 설치를 반대하는 반면에 또 다른 주민은 원활한 통신을 이유로 설치를 주장한다.

중계기 설치 여부를 놓고 주민투표를 할 정도다. 그렇다고 갈등이 봉합되는 건 아니다. 갈등은 민원 또는 소송 등 형태로 비화되곤 한다.

이통사에 따르면 중계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허용 기준치의 10분의 1 이하다. 중계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전자레인지나 스마트폰보다 적은 수치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내 주거 공간에는 설치하면 안 된다는 주장에는 속수무책이다.

정부가 이통 기지국·중계기 설치에 따른 전자파 갈등 해결 원칙과 절차를 망라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고 한다. 전자파 갈등을 사전 방지와 동시에 사후 합리 조정을 위한 목적이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공학, 의학, 법학, 변호사,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들로 별도 위원회도 구성했다. 하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정부는 새로 짓는 500가구 이상 아파트에 반드시 이통 중계기를 설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구조 요청과 상황 전파가 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지만 입주민과 소통,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요구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전자파 갈등 가이드라인 확정에 앞서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게 무엇인지 분명하다.

다양한 목소리를 모두 수렴, 가이드라인을 도출해야 한다. 가이드라인 확정에 앞서 필요하면 공청회 같은 의견 수렴도 거쳐야 한다.

가이드라인이 금과옥조라 하더라도 이해관계자들이 수긍하고 동의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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