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출입은행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가입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여야의원 모두 질타를 쏟아냈다.
최근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태다.
이날 국감에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에게 “수출입은행은 전경련 회원으로 계속 남을 생각이냐”고 물었고, 이 행장은 “특별히 (탈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정부가 만든 공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왜 대기업 이익집단으로 활동하는 전경련에 남아있겠다는 거냐”며 지적했다. 또 “2007년 한국가스공사, 2012년 한국전력 등 공기업들이 탈퇴한 점을 지적하면서 대한상의나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공식적인 기구를 통해 (정보 교환 등을) 하면 되는 것인데, 재벌기업의 이익클럽에까지 함께할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이 행장은 “(탈퇴를) 검토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후 질의 과정에서도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전경련 탈퇴와 관련 한목소리를 냈다. 의원들은 한결같이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에 소속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도 있으나, 기업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며 “그런 기관이 전경련에 연회비를 2100만원씩 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도 종합감사까지 전경련 탈퇴 여부를 검토해 결론을 내리라고 압박했다.
한편 수출입은행이 지난 2014년 3조원대의 대출 사기가 일어난 `모뉴엘 사건`으로 금감원으로부터 57명을 징계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실제 징계로 이어진 것은 5명에 불과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모뉴엘 사건의 징계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징계 대상자로 통보받은 수출입은행 임직원 57명 가운데 중징계인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이 1명, 경징계인 감봉과 견책 처분을 받은 직원이 각각 2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은은 나머지 대상자 가운데 임원 2명에 대해서는 경고에 그쳤으며 직원 중 11명은 주의촉구, 30명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하는 데 그쳤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