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일 디지스트(DGIST) 에너지시스템공학 전공 교수 연구팀이 한방침에 나노기술을 적용, 최근 치료 효과를 향상시킨 다공성 한방침(이하 다공성침)을 개발했다.
대구한의대 중독제어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한방침에 나노기술을 접목한 세계 최초 사례로, 침체된 한의학 연구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 교수 연구팀은 전기화학 나노공법을 이용, 침 표면에 나노미터(㎚)에서 마이크로미터(㎛) 크기에 이르는 미세한 구멍이 만들어진 다공성침을 개발했다.
다공성침은 양극산화 방식 나노기술을 적용한 침으로, 전해질에 포함된 음이온(F-)이 금속으로 된 침(양극)의 표면을 파고 들어가 미세하고 균일한 형태 구멍을 만들어 침의 표면적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미세한 구멍이 있는 다공성침은 시침할 때 느끼는 통증(통감)을 최소화하면서 침의 표면적을 기존의 한방침보다 20배 정도 넓힘으로써 대침이나 장침을 시침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전기생리학 실험으로 신문혈 자극에 의한 척수후각신경신호 전달에서 다공성침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특히 알코올 및 코카인 중독성 치료에서 기존의 한방침보다 효능이 우수하다는 사실도 동물실험으로 밝혀냈다.
DGIST가 개발한 다공성침 제작 기술은 이미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 국제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국내 한의학계에서는 나노과학 원리를 적용, 침의 구조를 변형해 효능을 높인 것은 수천 년 동양의학 역사에서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인수일 교수는 “나노기술과 동양의학을 접목한 이번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동양의학의 과학적 대중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양재하 대구한의대 중독제어연구센터장은 “나노과학의 불모지인 동양의학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