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시력자를 위한 모바일 앱이 100만달러 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사용자가 적을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대기업에서도 `문전박대` 당했던 앱이었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중장년층 대상 `틈새시장` 창업이 민관 협력을 통해 해외 수출로 이어진 사례다.
에이티랩은 지난 8일까지 경기도 킨텍스에서 개최된 `글로벌 모바일 비전 2016(GMV 2016)`에서 일본 IT 전문기업 와이드텍(WIDETEC)과 시각장애인 지원용 스마트 앱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에이티랩은 자사의 저시력자 대상 앱 `샤인플러스`를 와이드텍이 일본명 `아이써포트`로 PC 및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할 수 있게 했다. 초도물량을 기준으로 체결한 계약인 만큼 향후 추가 판매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GMV에 참가한 에이티랩과 수출 상담을 진행했던 와이드텍과 1년여의 테스트와 추가 개발을 거치며 얻은 결과다. 에이티랩은 당시 해외 이동통신사 및 업체로부터 상담 제의를 받았고, 와이드텍과 가장 먼저 가시적 성과를 냈다.
박영숙 대표는 “고령자가 많은 일본은 보조공학시장 규모도 무척 크다”며 “일본에 이어 미국, 체코사업자 등과도 현지 시장 진출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4개국으로 출발했던 글로벌 버전도 현재 23개국까지 확대됐다.
샤인플러스는 주한미군에서 30여년 가까이 IT 전문가로 활동해온 박 대표와 저시력자용 소프트웨어(SW) 개발 전문가인 김정 이사(최고기술책임·CTO)가 개발한 앱이다.
샤인플러스는 스마트폰 화면의 글자를 크게 확대해 주는 것은 물론 음성으로 읽어준다. 또 사용 중인 모든 화면에 적용할 수 있어 인터넷 뉴스, 도서 등 각종 콘텐츠에 활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박 대표는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이스오버` 기능을 탑재한 것을 보고 안드로이드용 앱 개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당시 안드로이드 버전에는 시각장애인용 앱이 없었고, 대기업 제조사에 탑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에이티랩은 2013년 샤인플러스의 첫 번째 버전을 내놨지만, 모바일 운용체계(OS) 문제로 배포조차 어려웠다. 2014년 SK텔레콤에서 제공하는 중장년 창업지원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에 합류하면서 글로벌 버전을 새로 내놨다.
박 대표는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자마자 미국에서 가장 큰 시각장애인 사이트에서 소개를 해주면서 해외사용자가 급증했고, 작년 GMV에 참가하면서 해외 바이어 문의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에이티랩의 사례처럼 모바일 앱은 내려받기가 손쉬운 앱마켓으로 사용자가 몰리지만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그래서 많은 중소·창업기업이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진입하려고 하지만, 해외 거래선 발굴조차 어렵다. 실제로 이번 GMV에서도 가장 붐빈 것이 해외 거래처를 발굴할 수 있는 수출 상담회였다.
그 결과 GMV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상담건수 1963건, 상담액 7억2800만달러, 계약추진금액 1억1800만달러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를 올렸다.
KOTRA는 올해 전시에 참가하지 않은 중소기업에도 사전신청을 받아 수출상담 기회를 대폭 확대했다. 국내 330여개사, 해외 300개사가 만났다.
김두영 KOTRA 전략마케팅본부장은 “모바일 비즈니스에서는 B2B시장이 더 수익이 크지만 진입이 어렵고 까다롭다”며 “초청 바이어도 밸류체인별로 세분화해 상담부터 시작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