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콘덴세이트로 화학제품 원료를 직접 생산한다. 원유에 비해 저렴한 가격의 혼합자일렌, 나프타 등 기초 화학제품을 만들어낸다. 이를 원료로 써 파라자일렌 등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수직계열화가 이뤄짐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은 이르면 이달 안에 콘덴세이트 스플리터(정제 설비)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4년 1월 합작법인 현대케미칼을 출범시켰다. 현대케미칼은 1조2000억원을 투입해 하루 13만 배럴 콘덴세이트를 뽑아낼 수 있는 스플리터를 세운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액상탄화수소로 이를 정제하면 원유 보다 싼 가격에 플라스틱,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을 만들 수 있는 혼합자일렌 등을 만들어낸다.
시험가동에 이어 정상 가동하면 혼합자일렌을 비롯해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중간 제품 나프타 등을 각각 연산 100만톤 이상 생산한다. 혼합자일렌은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 자회사 현대코스모가 반반씩 구매한다. 나프타, 경·등유 제품은 각각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가 구매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콘덴세이트를 분해해 원료와 최종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된다.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혼합자일렌은 파라자일렌 원료로 가격이 높다. 지금까지 외부에서 혼합자일렌을 구매해 수익성이 높이지 못했다. 앞으로 일정량을 안정적으로 자급한다.
금융권은 이번 설비 가동으로 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이 연간 1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정제 처리하는 원유량은 기존 39만배럴에서 52만배럴로 늘어난다.
콘덴세이트 수입량은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카타르, 이란 등지에서 콘덴세이트를 수입해 왔다. 콘덴세이트 스플리터 가동으로 월 400만배럴 규모 추가 수요가 발생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화학 제품 원료를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구조와 안정적 공급원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 상업생산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