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A사는 자사 자본과 한국 중소기업 기술력을 결합,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중국과 동남아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에 2억1000만달러에 달하는 `뭉칫돈`을 투자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국제사모펀드인 B사는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 화장품 기업 지분을 인수하는데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전통 제조업을 비롯해 전기차, 콘텐츠 등 신산업을 겨냥한 외국인 투자가 활기를 띄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북핵 사태 등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 펀더멘탈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9월 말까지 외국인 직접투자(신고 기준)가 작년 같은 기간(132억7000만달러)보다 13.4% 증가한 150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국가별 투자 신고액은 유럽연합(EU)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EU발 국내 투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4.8% 늘어난 5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석유화학, 바이오·의약, 전기전자 업종이, 서비스업은 금융·보험, 비즈니스서비스, 지역 개발 등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중국발 투자도 투자 건수가 크게 늘고 금액도 견조한 성장세를 시현했다. 중국 투자 신고액은 총 16억6000만달러로 작년보다 8.7% 증가했다. 무엇보다 과거 부동산, 금융 등에 치우쳤던 중국 투자가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전기차, 항공우주 등 신산업 분야로 다각화됐다. 또 중국 자본력과 유통망, 한국 기술력을 결합한 합작투자나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중국 자산운용사 투자 수요도 꾸준히 증가했다.
이 외에 미국 투자(30억7000만달러·3.2% 증가)는 보합세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 투자(8억9000만달러·25.8% 감소)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작년보다 46.2% 증가한 43억2000만달러를 기록, 외국인 직접투자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 상승했다. 지난해 연간 21.8%를 기록했던 제조업 비중은 올 3분기까지 30%에 육박했다. 주목되는 것은 바이오헬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고급 소비재 등 미래 성장동력으로 중점 육성 중인 신산업 투자가 가시화됐다는 점이다.
박성택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화장품 등 고급 소비재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활용하기 위한 제3국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라며 “조세감면 대상이 되는 외국인 투자를 11대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해 신산업 투자를 집중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주 외국인투자주간에서 발굴된 유망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일대일 전담관리 시스템을 구축, 투자가 조기에 현실화하도록 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외국인 투자도 작년보다 늘어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외국인 투자 증가세를 유지함과 동시에 도착률 제고 노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투자국을 대상으로 맞춤형 통합IR을 개최하고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다. 또 서비스업 분야 외국인 투자 지원 확대와 함께 채용박람회도 개최해 인재 채용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외국인 직접 투자 추이(단위:백만달러, %)>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