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하반기 스마트폰 대전 본격화 `돌아온 선수들`

무더위가 가시자 새로운 스마트폰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위주로 재편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듯이 기존 용사들이 다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면서 소비자 선택폭도 더 늘어난 형국이다. 스마트폰이 도입된 초기 부흥기와 흡사하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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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는 3년만에 `블랙베리 프리브`로 국내 시장 재진출에 나섰다.

◇ `컴백`을 외치는 외산폰

올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독 `컴백`을 외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상반기 다시 출사표를 던진 소니에 이어 블랙베리와 화웨이가 새로운 스마트폰을 통해 국내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팬택이 다시 시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예전과 달라졌다면 위로부터의 변화보다는 아래로부터 진입 방향 전환을 꼽을 수 있다.

블랙베리는 지난 9월 19일 자급제 형태로 `블랙베리 프리브`를 국내 공식 출시했다. 2013년 자급제 형태로 풀터치폰 `블랙베리 Z10`을 판매한지 3년 만에, SK텔레콤을 통해 2011년 9월 19일 `블랙베리 볼드 9900`을 출시한 후 무려 5년 만의 상륙이다. SK텔레콤과 KT 외에도 다양한 오픈마켓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처를 확보했다.

블랙베리 프리브는 사실 지난해 9월 공개된 후 같은 해 11월 출시된 모델이다. 국내는 약 10개월 만에 제품 출시가 이뤄진 셈이다. 데미안 테이 블랙베리 아태지역 제품관리 총괄 이사는 “블랙베리 최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블랙베리 고유의 모든 것을 다 내재화했기 때문에 늦게라도 내놔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블랙베리가 자체 운용체계인 `블랙베리 10 OS`를 뒤로하고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첫 번째 모델로 해외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블랙베리는 모바일에서 앱 생태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선택했으며, 그간 블랙베리 사용자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블랙베리 프리브의 강점은 강력한 보안이다. 제조 과정부터 하드웨어 자체 보안 기능이 접목된다. 블랙베리에서만 제공하는 안드로이드용 `블랙베리 DTEK`을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접근을 모니터링하고 보고 받을 수 있다. 슬라이딩 방식의 물리식 쿼티 자판을 통해 예전 블랙베리의 향수를 느낄 수도 있다. 모든 메시지는 블랙베리 허브를 통해 통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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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KT와 LG유플러스를 통해 9개월만에 국내 신규 스마트폰을 내놨다.

화웨이는 지난해 LG유플러스를 통해 저가형 스마트폰 `Y6`를 출시한 지 9개월 만에 KT와 손잡고 `비와이(Be Y)`를 지난 9월 1일 출시했다. `화웨이 P9 라이트`의 한국형 버전이다. P9 라이트에는 하이실리콘 기린650 모바일 프로세서가 탑재됐지만 국내 모델은 퀄컴 스냅드래곤617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비교적 저렴한 31만6800원에 출고가가 책정됐다. 5.2인치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와 3GB 메모리, 지문인식 기능 등 가성비에 신경 쓴 제품이다. 우보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일본 및 한국 지역 총괄은 “비와이폰 출시를 통해 한국 소비자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특히 한국 젊은 세대들이 합리적 가격에 프리미엄급 기능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또 LG유플러스를 통해 지난 9월 29일 `H`를 선보였다. `H`는 화웨이 `아너 5A`의 한국 모델로 비와이폰 대비 저렴한 가격인 24만2000원에 출고가가 책정됐다.

H는 비와이와 동일한 모바일AP를 사용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위해 HD 해상도 디스플레이와 2GB 메모리를 선택한 모델이다. 대신 화면은 5.5인치로 더 크다. 카메라와 배터리 사용량도 동일하다.

한편, 삼성전자는 5일 중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8`를 출시했다. 갤럭시A8은 지난해 7월 24일 국내 출시된 모델로 이번 모델은 2016년형이다. 휴대성을 중시했던 전작과는 달리 성능 향상에 집중했다. 갤럭시S6에 탑재된 동일 모바일 프로세서와 향상된 카메라 성능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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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의 판매가 재개되면서 프리미엄폰 경쟁 상황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 낮잠에서 깬 `갤노트7`, 자장가 부르는 `V20`

상반기 중보급형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했다면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면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상반기 국내 출시된 프리미엄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와 LG전자 `G5`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모델이 중보급형이었다. 삼성전자가 5종, LG전자가 7종, 팬택 1종, TCL이 1종의 중보급형 제품을 국내 출시했다. 소니가 `엑스페리아X 퍼포먼스`로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영향력은 미약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보다 더 기민하게 움직였다. 갤럭시노트5는 지난해 8월 13일 공개, 20일 출시됐으나, `갤럭시노트7`은 이보다 빠른 8월 2일 공개돼 19일 판매가 시작됐다.

다만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에 대해 전량 리콜을 결정하면서 경쟁 변수로 작용했다. 발 빠른 조치에 나선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9일부터 교환 작업을 시작해, 28일부터 예약구매자를 대상으로 갤럭시노트7을 정식 공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예약 판매가 재개된 때 미국과 한국의 평균 교환율은 60%를 넘어섰다. 초도 판매된 150만대 갤럭시노트7이 미국에 100만대, 한국에서 40만대가량 판매된 점을 고려했을 때 교환 속도가 빠름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보다 원활한 교환 작업을 위해 당초 계획했던 일반판매 일정을 9월 28일에서 10월 1일로 미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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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V20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우연치 않게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판매 정상화에 돌입한 시기가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V20` 출시일과 겹쳤다. `V20`은 지난 9월 7일 공개된 후 같은 달 29일 이통3사를 통해 판매가 시작됐다.

LG전자 V20은 퀄컴과 ESS, B&O 플레이와 협력해 오디오 성능을 한층 끌어올린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하이파이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ESS 32비트 ES9218 쿼드 DAC를 장착하고 B&O 플레이가 튜닝에 나섰다. 무선 상황에서는 퀄컴 aptX HD 오디오 코텍의 도움을 받아 24비트 원음을 재생할 수 있다.

후면 상단에 1600만 화소 75도 일반각 카메라와 800만 화소 135도 광각 카메라가 듀얼로 배치됐다. 전면에는 120도 광각 500만 화소 카메라가 내장됐다. 화각뿐만 아니라 오토포커스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고, 밝기를 더 높였다. 전자식 손떨림 방지(EIS)에 디지털 이미지 보정(DIS) 기능이 더해졌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내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항공기와 요트 등에 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AL6013 소재를 사용해 후면을 마감했다. 좌우 양쪽 가장자리를 둥글게 말아 비틀림이나 휘어짐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본체 상하단은 실리콘 폴리카보네이트(Si-PC)를 활용했다. 여행용 하드 캐리어에 쓰이는 소재 대비 20% 이상 충격에 강한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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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상반기 `엑스페리아X퍼포먼스`에 이어 하반기 `엑스페리아ZX`로 국내 시장 공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외산 프리미엄의 습격, 소니·애플 `예열`

갤럭시노트7과 V20에 이어 소니와 애플이 뒷문 잠그기에 나선다. 다소 소극적이었던 소니도 올해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애플은 새롭게 개선된 `아이폰7`으로 여세몰이에 나선다.

소니가 하반기 국내 출시할 스마트폰은 지난 9월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6에서 공개한 `엑스페리아XZ`다. 5.2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메탈 바디로 디자인됐다.

엑스페리아XZ는 트리플 이미지 센싱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 기술은 소니 독자 기술로 프리딕티브 하이브리드 AF를 지원하는 CMOS 센서를 탑재해 피사체 움직임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해준다. 거리를 감지하는 레이저 AF 센서와 컬러 센서인 RGBC-IR 센서를 통해 피사체 포착과 색재현력을 높였다. 5축 손떨림 보정 기능도 적용했다.

소니는 동일한 카메라 기술을 적용한 `엑스페리아 X 콤팩트`도 공개했지만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7은 오는 14일 국내 예약판매를 시작, 21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초도 물량이 매진된 상태다. 아이폰7 부품 주문량도 당초보다 20%에서 30%가량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말까지 아이폰7 출하량은 8000만대에서 8400만대 수준으로 분석돼 전작 대비 낮을 전망이다.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는 기존에 아이폰이 갖추지 않았던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됐다. 우선 방수방진 기능이 지원된다. 오디오 단자가 제거되면서 홈 버튼에 탭틱 엔진이 들어왔다. 아이폰7은 광학식손떨림보정(OIS) 기능이 최초로 지원된다. 플러스 모델은 아이폰 최초로 듀얼 카메라가 배치됐다.

아이폰7의 두뇌는 A10 퓨전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빅리틀 방식으로 설계된 쿼드코어 모바일AP다. 아이폰6S의 A9 대비 40%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 A8과 대비했을 때는 2배 빠르다. GPU는 A9 대비 50% 빨라졌다.

애플은 아이폰7 시리즈에 기존보다 저장용량을 2배가량 늘렸다. 아이폰6S는 16GB와 64GB, 128GB로 구성됐지만 아이폰7은 32GB, 128GB, 256GB로 올랐다. 아이폰7은 전작과 동일한 가격이지만 아이폰7 플러스는 20달러 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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