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첨단산업단지의 대명사인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예전만 못하다. 수출·생산액이 줄어들고 가동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자리가 줄어 고용 인원도 크게 감소했다.
G밸리는 지난 2000년 수출의 대명사이던 구로공단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이름을 바꾸고 탈바꿈했다. 1964년 정부가 수출 진흥을 위해 처음으로 조성한 구로공단이 쇠락하자 벤처와 디지털을 결합, `벤처 코리아`의 전초기지로 변신한 셈이다.
그 당시 구로공단의 `디지털산업 메카`로의 변신 시도는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지식산업, 정보통신, 소프트웨어(SW) 등 관련 기업이 노후 산단에 입주, `디지털 옷`을 입고 성공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화려한 변신이 벽에 부닥쳤다. 구로공단에서 벤처 요람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첨단지식센터로의 전환은 미완성에 그친 것이다.
우선 지식산업 비중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있다. 전기전자와 정보통신 기업 비중이 전체 기업의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임대사업자가 늘어 임대업이 전체의 20%에 육박할 정도다.
전체 입주 기업 증가세도 멈춰 섰다. 올해 상반기 기준 9815개인 입주 기업 수는 2년 전보다 고작 25개사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수출액도 전년보다 40% 줄어들 정도로 심각할 지경이다.
이렇게 첨단 산단의 명성과 위상이 떨어지다 보니 G밸리는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또 다른 변신이 요구된다.
구로공단을 시작으로 역사가 50년 넘은 G밸리는 굴뚝산업에서 디지털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구로공단이 1세대라면 G밸리는 2세대다. 2세대 첨단 산단으로의 변신에서 성공 모델을 일궈 냈으니 이제는 3세대 산단의 성공 스토리를 써야 할 것이다.
3세대 산단은 지식산업을 포함해 기술, 연구개발(R&D), 문화, 콘텐츠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복합형 산단` 창출이 필요하다. 지금 역동성이 떨어진 G밸리에 가장 필요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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