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은 독일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앞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합리적 소비를 하는 고객이 증가하는 것도 링컨 같은 브랜드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링컨은 올 연말 14년 만에 신차로 돌아온 플래그십 세단 `콘티넨털`을 출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정면 승부를 펼칠 것입니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은 미국차 인식이 좋지 않았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포드를 업계 5위까지 끌어올린 인물이다. 2005년 1353대 밖에 팔지 못했던 포드는 9년 연속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만대 고지`를 넘었다.
정 사장은 올해에는 중형 세단 `MKZ`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플래그십 세단 `콘티넨털`을 통해 링컨을 럭셔리 브랜드로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1985년 인하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공채 1기로 입사해 2년 만에 그만뒀다. 이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1992년 포드자동차 한국시장 개발담당 매니저로 입사했다. 1996년에는 포드코리아가 출범할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2001년 한국인으로 처음 포드코리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정 사장은 7인승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익스플로러`를 포드 성장의 주요 동력원이라고 꼽았다. 익스플로러는 웬만한 소형차 두배 가까운 크기의 전형적 미국차다. 또 국내 소비자들은 `SUV=디젤`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어, 익스플로러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 사장은 캠핑, 서핑 등 국내 레저시장이 커지는 것을 보고 익스플로러의 성공 가능성을 봤다. 또 독일산 동급 차량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5000만원대로 책정했다. 그 결과 익스플로러는 매년 수입 가솔린 SUV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정 사장은 “익스플로러는 국내 출시 이후 포드코리아 성장세를 최일선에서 이끌고 있는 특별한 모델이다”며 “시장에서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을 갖춰 가솔린 SUV라는 약점을 뛰어넘어 성공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링컨을 고급 브랜드로 부활시켜 과거 명성을 되찾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세웠다. 링컨은 국내에서 컴팩트 SUV `MKC`, 준대형 SUV `MKX`, 중형 세단 `MKZ`를 판매 중이다. 오는 11월에는 링컨을 대표하는 차량 `콘티넨털` 신차를 14년 만에 출시한다. 링컨 콘티넨탈은 미국과 국내 대통령에게 인기를 얻었던 대형 고급 세단이다.
정 사장은 신형 콘티넨털이 벤츠 S클래스가 주도하고 있는 수입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25년 째 국내 수입차 시장에 몸을 담고 있는 정 사장은 2012년 제 9대, 2014년 제 10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올 3월에는 11대 회장에 다시 선출돼 1995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발족 이후 최초로 3연임 회장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수입차 시장이 얼어붙는 것을 막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