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특허 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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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 기업 애플은 지난 7일(현지시각) 새 아이폰인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를 공개, 시선을 모았다. 세계적 관심을 모은 이 제품은 공개일이 임박할수록 신규 기능과 특징이 전문 매체와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노출, 신비감이 많이 상쇄됐다.

이들 전문매체와 SNS보다 오래전, 아이폰7 공개 수개월 전부터 아이폰7에 장착될 주요 신기능을 정확히 짚어낸 책이 최근 발간돼 화제다. 신간 `특허 토커`(IP Talker)가 그 책으로, 소문이나 비공식 자료가 아닌, 오로지 공식 출원과 등록된 애플 `특허` 만으로 차기 아이폰에 장착될 신기술을 `핀셋`처럼 정확히 예측해 냈다.

`특허 토커`는 지난 4월 미 특허청(USPTO)이 공개한 애플의 특허(무선 헤드폰 및 헤드셋 오디오 클래스 규격 충전용 액세서리·공개번호 20160112787)를 근거로, 아이폰7에 3.5㎜ 이어폰 단자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또 2년여 전인 지난 2014년 7월 미국에서 출원된 애플 특허(MOBILE CAMERA SYSTEM·출원번호 14/788386) 명세서 등 각종 IP정보를 입수 및 분석, 이를 토대로 `듀얼 카메라`가 차기 아이폰에 장착될 것이라는 결론을 제시, 이 역시 정확히 들어 맞았다.

이같은 정확한 예측은 `특허 정보`(IP DB)에 천착한 결과다. 특허(IP:Intellectual Property)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최첨단 기술과 아이디어를 총망라한 결과물이다. 한마디로 IP 정보는 `미래에 가장 실증적으로 근접한 데이터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IP 정보는 예상과 달리 누구나 공짜로 들여다볼 수 있다.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대신, `특허권`이라는 배타적 독점권을 국가로부터 부여받는 게 바로 현행 특허제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IP 정보가 쌓이고 모여 구축된 빅데이터 분석에서 출발한다. 공개는 돼있으나, 아무나 분석해낼 수 없는 `IP 정보` 이 데이터를 이리저리 들추고 캐내다 보면 IP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미래 이야기에 빠지게 된다.

국내 유일의 특허 전문 미디어 `IP노믹스` 편집장이기도 한 저자는 스스로 특허 토커가 돼, 특허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자칫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특허가 흥미진진한 내일 이야기로 탈바꿈한다. 이 책은 특허에 관심을 갖고 유심히 그 정보를 분석했을 때, 어떤 통찰(인사이트)을 얻을 수 있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삼성 `갤럭시S6 엣지` 모양과 기능은 이미 3년 전 삼성이 출원한 특허의 도면과 명세서에 그대로 나와 있던 정보다. 또 지난 3월 세계 최초 모듈방식 스마트폰으로 화제를 모은 LG G5의 `착탈식` 콘셉트도 실은 10년 전 팬택 연구실에서 먼저 나왔다는 사실은 이 책이 들려주는 재미난 얘깃거리다. 같은 논리로 애플과 구글의 최신 특허동향과 IP정보를 분석, 이들이 조만간 내놓을 신제품과 서비스를 실증 및 예견한다.

이 책은 방대한 양의 특허 빅데이터를 시계열로 교차 분석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기법`을 도입, 복잡한 숫자들을 인포그래픽으로 최대한 단순화했다. `펀르가즘`은 이 책의 최고 지향점 중 하나다. 또 어려운 특허 이야기를 쉽게 풀어 설명하기 위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특허 도면을 만화 스틸컷처럼 재구성했다. 공상과학 만화책을 읽듯이 독자가 직접 `구글 자율주행차`를 가상 으로 운전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특허괴물이라 불리는 `NPE`(특허관리전문업체)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짝퉁왕 중국이 `특허왕`에 등극한 사연과 글로벌 특허허브 시티를 표방하는 대전시의 애환 등도 소개한다. `특허와 대통령` `특허와 여배우` 편에서는 지금껏 우리가 몰랐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IP의 입을 통해 흥미롭게 펼쳐진다.

류경동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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