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평평한 강아지 고통속에 산다

프렌치불독, 퍼그, 페키니즈, 시추…이들 강아지의 공통점은?

모두 평평한(flat-faced) 얼굴을 가진 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코는 얼굴 속으로 쑥 들어가있고 눈은 툭 튀어나왔다. 그리고 얼굴에는 주름이 많다.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인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특징을 가진 강아지들이 건강상에 문제가 많다며 분양시 한번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평평한 얼굴을 가진 개의 기관 구조가 결함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호흡 곤란, 감염, 눈 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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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불독

영국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선택적 번식(selective breeding)`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강아지의 고통을 유발하고 일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동물 보호를 위해 사육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션 웬슬리 영국 수의사협회 회장은 “강아지 분양 희망자들은 이런 개들이 안구 궤양과 심각한 호흡 곤란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좀 더 건강하거나 잡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강아지들은 주로 환경이 열악한 중부나 동부 유럽 강아지 농장에서 번식되고 길러진다. 동물 보호기관인 배터시독스와 청십자동물보호소는 지난해 총 314마리의 평평한 얼굴을 가진 개를 구호했다. 2014년 226마리에서 39% 늘어난 것이다. 두 기관은 강아지의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폐쇄성 피부 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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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그

이들 강아지는 짧은 기도와 좁은 콧구멍 때문에 호흡을 하는데 애로를 겪는다. 잘 때 코를 골거나 평소 씨근 거리는 소리를 내는 이유다. 퍼그 중 90%는 이런 증상을 갖고 있다.

돌출된 안구도 문제다. 눈속이 깊지 않기 때문에 안구가 앞으로 돌출되어 있다. 그래서 눈이 다치거나 안구 궤양에 걸리기 쉽다.

과도한 주름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피부가 접히면서 박테리아나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서식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강아지 뿐만 아니라 평평한 얼굴을 가진 페르시안 고양이도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한다.

리사 리차드 영국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동물복지 전문가는 “짧고 평평한 얼굴을 가진 강아지는 심각한 호흡곤란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도 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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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키니즈

최근 영국 왕립수의대 조사에 따르면 코가 짧은 개 소유자의 대부분이 강아지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캐롤린 리 청십자동물병원 과장은 “전문가 조차도 이들 강아지의 건강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며 “지나친 선택적 번식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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