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C "GE 마켓 클레임에 수용 불가" 강력 반발

국내 에너지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 S&TC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으로부터 220억원 규모의 제품 클레임을 받아 향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TC(대표 정원휘)는 최근 GE에서 S&TC 배열회수보일러(HRSG)에 대해 클레임을 제기하고 223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했다고 20일 밝혔다. S&TC는 GE가 LNG프로젝트 사업성이 악화되자 손실을 떠넘기려는 `마켓 클레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마켓 클레임`은 주로 매수인이 상품 시가 하락 등으로 입은 경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제기하는 부당한 클레임을 말한다.

S&TC는 2013년 GE와 HRSG 5대(납품 총액 422억원) 공급 계약을 맺고 2014년 8월 납품을 완료했다. HRSG는 발전소 가스터빈을 돌릴 때 배출되는 열에너지를 회수, 다시 고온·고압의 증기로 만들어서 스팀터빈을 가동하는 발전 플랜트 핵심 설비다. HRSG는 GE가 설계 엔지니어링을 맡은 호주 익시스(ICHTHYS) LNG프로젝트에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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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C의 배열회수보일러

S&TC에 따르면 GE는 지난 8월 11일 HRSG 품질 문제로 전체 LNG프로젝트 공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당초 계약상의 초음파탐상검사(UT) 외에 새로이 방사선투과검사(RT)를 요구했다. S&TC 측은 이에 대해 “계약상 UT 검사를 거쳐 제품 공급을 완료했는데 2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다시 RT 검사를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거액을 배상하라는 것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발전플랜트 업계는 GE가 납품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제품 클레임을 제기한 점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오일가격 하락으로 LNG 등 발전플랜트 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면서 “GE의 이번 클레임은 납품사를 상대로 자사 손실을 덮으려는 의도가 짙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실제로 호주 익시스 LNG프로젝트는 당초 계획과 달리 현재 공정률은 50% 안팎에 불과하다.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이 32억달러 규모의 해양가스생산설비(CPF), 대우조선해양은 20억달러 규모의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각각 수주해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발주처의 인수 지연 등 여러 사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HRSG 또한 공정 지연으로 아직까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S&TC는 223억원의 보상 규모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S&TC 측은 “HRSG 연계 공사 규모는 5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HRSG 품질 때문에 공사가 지연됐다 해도 터무니없는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8월 GE의 두산 HRSG사업부 인수로 양사 관계가 협력에서 경쟁 관계로 바뀌었다는 점도 이번 클레임 제기의 한 요인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신경인 S&TC 전무는 “계약에 따라 정해진 품질 검사를 통해 제품을 공급했다”면서 “GE가 S&TC 재산 보전 요청, 은행 보증서 행사 등 추가 조치를 강행한다면 우리도 원칙에 따라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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