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곡 서남물재생센터 연료전지 발전사업권을 두고 두산건설, 서브원, 한화건설이 맞붙었다. 서울시는 오는 11월 안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사업자 결과에 따라 연료전지 제조업계 맞수인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의 희비도 갈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서브원, 한화건설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강서구 마곡지구 연료전지사업 1차 적격 심사를 통과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서울시에 사업수행능력 평가서를 제출했다. 연료전지를 이용한 전기·열 생산 방법을 담은 일종의 사업 계획서다. 한화건설은 단독으로, 서브원과 두산건설은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울시는 10월 말 열 판매 가격 제안서를 받아 평가한 뒤 최종 사업자 한 곳을 선정한다. `누가 얼마나 싼 가격에 적정 온도 열을 공급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업계는 연료전지 맞수인 두산과 포스코에너지 대리전 양상으로 보고 있다.
한화건설은 포스코에너지 제품을, 서브원과 두산건설은 두산 연료전지를 택했다.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는 용융탄산염(MCFC) 방식으로 발전과정에서 100℃ 이상 온수가 나온다. 두산은 인산형(PAFC) 방식으로 배출수 일부 온도가 60℃ 내외다. 서울시는 수열온도를 105℃ 이상 중온수로 규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열 온도만 놓고 보면 포스코에너지 제품이 유리해 보이지만 전체 발전소 구축 비용은 두산 제품이 좀 더 낮게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자가 각기 다른 특성 연료전지를 어떻게 활용해 전기와 열을 싼 가격에 공급할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최근까지 연료전지 사업부 분할을 전제로 사업 재편을 검토하다 백지화했다. 이 과정에서 연료전지 영업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다. 두산은 포스코에너지가 주도해 온 시장에 뛰어들어 최근 수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기업은 그동안 크고 작은 사업에 제품을 공급해 왔지만 공식 입찰에서 맞닥뜨린 것은 처음이다.
마곡 서남물재생센터 연료전지발전설비는 30㎿급으로 총 사업비 1500억원 규모다. 서울시 연료전지발전시설로는 최대 규모다. 연간 6만5000세대가 사용하는 전력과 마곡지구 1만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지역난방 열을 생산한다.
서울시가 사업부지를 제공하고 민간이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운영한다. 20년간 전기·열 판매 권리를 갖고 운영기간 이후 서울시에 해당시설을 기부채납하게 된다.
이노성 서울시 신재생에너지팀장은 “최근 SMP(전력도매가격) 하락 등으로 연료전지 사업성이 하락해 기업 관심이 떨어졌지만 대기업이 대거 참여를 희망해 고무적”이라며 “분산형 전력시스템인 연료전지에서 생산한 열을 집단에너지 시설에 공급해 사업자는 수익성을 높이고 서울시는 저가 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