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추석을 앞두고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의 후유증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두 차례 연이은 대규모 지진은 우리나라의 지진 안전대책과 설비안전에 대한 현황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지진이 원전과 방폐장 인근인 경주에서 발생하면서 원전과 지진의 악연에 대한 대한 불안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에 있는 원전들은 어느 정도의 원전까지 견딜 수 있을까? 다행히 이번 진도 5.1과 5.8의 지진에도 고리, 한빛, 한울, 월성에 있는 모든 원전들은 이상 없이 정상가동했다. 현재 월성만이 지진 측정값이 한수원 기준인 0.1g 보다 높은 0.12가 나오면서 수동으로 정지한 상태다.
우리나라 원전은 일반건물과 달리 부지조사 단계에서 분석한 지역 단층과 지질, 지진 등을 토대로 최대 지진값을 산정한 후, 이보다 더 높은 기준으로 여유있게 내진설계를 한다. 벽과 기둥은 더 두껍고, 상당량의 철근이 들어간 콘크리트 구조물에 수평력에 견딜 수 있도록 X자형 브레이싱 보강까지 더한다.
내진설계값은 중력가속도(g) 단위를 사용하고 국내 원전은 대부분은 0.2g에서 0.3g까지 버틸 수 있다. 0.2g는 규모 6.5 정도의 지진에 해당하며 0.3g는 규모 7.0 정도의 지진에 달한다. 한수원은 0.1g를 자체 기준으로 정하고 지진 측정값이 0.1을 초과하면 수동으로 설비를 정지, 세부점검을 실시한다. 이번에 0.12가 측정된 월성이 대표적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국내 원전은 토사지반 건물에 비해 30~50% 가량 진동을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암반 위에 내진검증을 거쳐 지어진다”며 “유사시 비상대응 절차에 따라 지진발생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