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소형 컴프레서 세계 1위 기업인 `세콥`을 상대로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했다. 경쟁사의 부당한 주장에 강력히 대응해 기술을 보호하고, 가전 부품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LG전자는 독일 세콥을 상대로 이탈리아 토리노법원에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했다고 18일 밝혔다. 세콥은 컴프레서 전문 생산업체로 소형 컴프레서 시장 점유율 1위다. 소형 컴프레서는 주로 소형 냉장고, 정수기 등에 사용한다.
LG전자가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한 특허는 세콥이 보유한 유럽 특허 두 건이다. 소형 컴프레서와 냉매 배관을 고정시키기 위한 압축관 연결 구조, 소형 컴프레서 소음을 줄여주는 토출 머플러 구조에 관한 것이다.
LG전자는 세콥 기술이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점을 감안해 세콥 특허가 무효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미국 특허청(USPTO)도 2012년에 이어 올해 세콥 특허 등록을 거절한 바 있다. 또 세콥 컴프레서 기술이 LG전자 독자 기술과는 다르기 때문에 LG전자가 세콥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도 입증할 계획이다.
세콥은 지난 7월 LG전자가 해당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형 컴프레서 생산, 판매 등의 중지와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 컴프레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컴프레서와 관련해 국내에서 약 2700건 특허를 등록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등록한 특허도 각각 526건, 121건이다.
LG전자는 컴프레서 외부 판매를 늘리며 완제품 중심 생활가전 사업을 핵심부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컴프레서 생산량 가운데 40% 이상을 외부 업체에 판매했고, 외부 판매 비중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글로벌 마켓` 전시회에 참가해 LG 생활가전 핵심부품 경쟁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광호 LG전자 C&M사업부장 상무는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는 기업으로서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해 경쟁사의 부당한 주장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