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모씨가 무허가 장외주식 사기혐의로 구속되면서 그가 홍보에 나섰던 개인간(P2P) 금융업체 `레인핀테크` 투자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씨가 “원금을 보장하니 믿고 투자하라”며 투자자를 오도한 것으로 드러나 불완전판매 의혹까지 제기됐다.
11일 금융권과 P2P금융업계에 따르면 이씨가 홍보했던 `레인핀테크`에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씨는 투자자들을 모아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헐값의 장외주식을 비싸게 팔아 거액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씨는 그 동안 강연과 게시판 등에서 수차례 레인핀테크를 홍보하며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씨는 한 강연에서도 레인핀테크 투자상품을 소개하며 “제도권에 있기 때문에 예금자보호가 된다”는 발언까지 했다. P2P금융투자 특성상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수신행위처럼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이씨와 레인핀테크 연관성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통해 “(내가) 레인핀테크 대주주고, 지금 회사가 너무 많아 동생 친구(김효진 레인핀테크 전 대표)를 대표로 해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채권상품은 정상적인 과정을 거친 상품”이고 이씨와 관계는 “수사 중으로 발언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씨가 원금보장 발언을 한 데 대해 양경모 레인핀테크 대표는 “우리와 관계없는 일로 홈페이지에 원금보장이 안된다는 점을 다 명시했다”고 해명했다.
과거 레인핀테크 홍보영상과 상품소개에 이씨 사진이 등장했지만 현재는 다 지운상태다.
레인핀테크 투자자들은 “예금자 보호로 원금을 보장한다는 말만 믿고 투자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투자자 A씨는 “이씨 사기혐의에 대해 온갖 블로그가 존재하는걸 모르고 (레인핀테크) 오픈 되자마자 투자한 사람”이라며 “레인핀테크가 이름을 알리게 된건 대부분 이씨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레인핀테크가) 이씨의 부동산, 고급차, 블로그 및 방송 유명세를 회사 홍보에 이용하더니 지금은 관계가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투자자 B씨도 “이씨가 대표로 있는 미라클인베스트먼트가 연대보증으로 원금을 보장하고 예금자보호가 된다는 말에 투자했다”며 “이씨가 구속되고 나서 원금 회수가 안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잠이 오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이번 사건이 P2P대출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는 레인핀테크가 회원가입 신청을 했지만 유사수신 행위가 의심된다며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이승행 한국P2P금융협회 회장은 “담보설정 등 석연치 않은 상품이 많아 가입을 거부했다”며 “원금 보장을 약속받았다는 피해자들도 많아 앞으로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아직 P2P시장이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에 안 좋은 이미지를 줄까 걱정”이라며 “P2P투자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