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멀티클라우드 시대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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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케이아이엔엑스 대표

2006년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세계 최초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는 유연한 볼륨 관리와 종량제 과금 방식으로 기업의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이뤘다. 자체 전산실을 운영하던 기업들이 전문 아웃소싱을 선택해 데이터센터로 이전한 데 이어 IT 인프라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다시 한 번 변화한 것이다.

클라우드 시장의 성숙에 따라 사업자 간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는 3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이 형성하고 있는 2위 그룹의 점유율은 22%에 그쳤지만 전년 동기 대비 93% 성장하며 AWS와의 격차를 좁혔다.

클라우드 사업자 `BIG 4`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클라우드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멀티클라우드다. 여러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비스를 혼용하는 멀티클라우드 활성화의 핵심에는 종속성이 있다. 단일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특정 클라우드 업체에 종속되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반면에 두 개 이상의 클라우드를 혼용하면 종속성을 분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별 장점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멀티클라우드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직원 수가 1000명 이상인 기업의 82%가 멀티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라이트스케일의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기종 클라우드의 통합 운영 관리 환경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연동 플랫폼의 중요성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5개국 6만여명의 개발자가 참여하고 있는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 `오픈스택` 역시 클라우드 종속성 탈피를 위한 흐름의 하나다. 누구나 무료로 활용 가능한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레드햇, 미란티스 등 업체들이 고유의 장점과 특징을 갖춘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운영하고 있다. 오픈스택으로부터 비롯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사용자 선택권을 확대, 클라우드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여전히 외산 클라우드 선호도가 두드러진다. 멀티클라우드 사용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사례에서 보았듯이 클라우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다면 특정 업체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좀 더 다양한 클라우드 사업자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멀티클라우드 및 클라우드 연동 플랫폼의 활성화 역시 마찬가지다.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성이라는 가치는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클라우드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각양각색의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클라우드 사업자의 다양한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생태계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 지원 역시 멀티클라우드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반가운 움직임이다.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에 멀티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기를 고대한다.

이선영 케이아이엔엑스 대표 sylee@kin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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