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분야가 세계 각국간 격전지로 떠올랐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정부와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자율주행으로 가는 8년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조희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미래형자동차 PD다. 그는 지난 7월 미래형 자동차 PD에 선임됐다.
자율주행 관련 우리나라 전략프로젝트 밑그림을 그리고 현실로 끌어올리는 일을 맡은 조 PD는 “미국·일본·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은 1990년대부터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력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기술 해답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오랜 역사를 뛰어넘어 시장을 주도하기란 쉽지 않다. 8년에 달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그 어려움과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도 그는 핵심 부품 개발을 통한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조 PD는 “어깨가 무겁기도 하지만 중요한 정부 사업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설렌다”고 했다. 그는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현대자동차에서 20년 가까이 개발만 해 온 인물이다. 산업계 출신 PD는 늘고 있지만 기획이나 경영이 아닌 순수 엔지니어 출신은 몇 되지 않는다.
자동차 회사 출신 PD도 처음이다. 산업계 기술 수준과 현실에 맞닿은 국가 프로젝트 기획에 대한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자동차 근간이 되는 섀시 제어 기술을 개발해 왔다.
조 PD는 “앞선 기술에 대한 엔지니어로서의 목마름과 정부 사업에 역할을 하자는 마음으로 (PD에) 지원했다”면서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정부 의지가 큰 만큼 결실을 맺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조 PD는 자율주행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친환경 자동차를 위한 큰 그림도 그려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스마트카와 그린카로 나뉘어 있던 PD실을 미래형 자동차 PD 하나로 통합하면서 조 PD는 기존 2명의 PD가 해왔던 일을 혼자 해야 한다.
그는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면서 미래 에너지원 수급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조 PD는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 중요한 것은 전기차·수소차 어느 한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원을 다변화 하는 것”이라며 “상황과 시대에 따라 에너지원 분포가 달라질 것인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