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1-新](1)인공지능

올해 상반기 국내외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기술이 인공지능(AI:Artifical Intelligent)이다. 한국은 3월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 대국 이후 AI에 관심이 많아졌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AI는 새삼스러운 기술이 아니다. 이미 1950년대 `인간처럼 생각하는 기계`라는 AI 논의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AI를 조명하기 시작한 것은 이로부터 50여년이 흐른 2000년 이후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른 시간에 분석하는 기술이 뒷받침되면서 AI를 접목한 서비스 개발도 탄력받고 있다. 이제 AI는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언급되며 앞으로 펼쳐질 시대를 주도할 전망이다.

◇AI에 올인하는 정부와 기업

공상과학영화에서 언급되던 AI는 대부분 인간처럼 생각하거나 감정을 느끼는 로봇으로 묘사된다. 현재의 AI는 영화 속 모습과 다르다. 인간에 가깝지는 않지만 생활 곳곳에 접목,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AI 산업이 가장 활발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정부, 대기업, 벤처를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 미국 정부기관은 AI 로드맵과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Photo Image
젠 제닝스와 왓슨, 브레드 루터가 제퍼디쇼에서 퀴즈 대결을 벌이고 있다.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도 투자, 전문업체 인수,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구글은 2013년 `AI 맨해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딥마인드, 다크블루랩스 등 AI 분야 전문 업체를 대거 사들였다. IBM은 AI 분석플랫폼 `왓슨`, MS는 가상비서 `코타나` 등을 개발해 업그레이드 중이다. 페이스북도 2013년 딥러닝 분야 대가인 얀 리쿤 뉴욕대 교수를 영입해 연구그룹을 만들었다. 딥러닝 기술을 더해 얼굴 이미지를 분석하고 사람을 측면 얼굴 이미지만으로 인식, 페이스북 기능을 높였다. 그 결과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중 옆 모습만 보고도 정면 얼굴까지 추정하는 인식률이 97.25%에 달한다.

IT 기업뿐만 아니라 무인자동차(테슬라, 바이두), 무인항공(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3D 로보틱스),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AI를 접목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

Photo Image
AI 산업 발전기반 및 파급효과, 자료:현대경제연구원

◇AI, 우리나라 현주소는

국내 AI 산업은 초기 단계로 핵심기술 수준이 주요국에 비해 뒤처졌다.

세계 AI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기술 수준(100)을 기준으로 한국 AI SW 기술은 75%, AI 응용SW 기술은 74% 수준이다. 미국 AI SW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최단 2년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역시 미흡하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은 앞으로 AI 분야에 10년간 30억 달러(3조2800억원)를 투입한다. 유럽연합(EU)은 2013년부터 10년간 10억유로(1조3700억원)을 투입, 인간 뇌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본 역시 AI 연구에 향후 10년간 1000억엔(1조18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기업의 AI 분야 투자 역시 글로벌 기업 대비 낮은 수준이다.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이 분야 투자를 진행하지만 수백억원대에 불과하다. 구글(미국), 바이두(중국) 등은 수천억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AI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Photo Image
AI 응용 주요 산업분야, 자료: 전자통신연구원

◇출발선에 선 국내 AI산업…풀어야 할 숙제는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technavio)는 AI 관련 시장을 전문가시스템, 자율로봇, 가상비서, 기타로 구분했다. AI 관련 매출액이 2015년 74억6880만달러에서 연평균 19.8%씩 성장해 2018년 130억93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개화 단계로 기업, 국가 간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알파고 충격` 이후 AI 투자와 기술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국내 주요 일곱 개 민간기업이 출자해 만든 `지능정보기술연구원`이 최근 출범했다. 연내 연구원을 모아 국내 AI 분야 핵심 민간 연구소로 거듭난다.

정부도 최근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에 AI 분야를 포함했다. 2026년까지 AI 전문기업 1000개 육성, 전문인력 1만200명 양성이 목표다. AI 선도국과 기술격차를 극복하고 산업을 본격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공공 부문 선도적 투자와 기업 투자를 유도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AI 관련 국가 연구개발 사업과 산학연 협력 연구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정책 지원을 늘려야 한다”면서 “다양한 기업이 개발한 AI 시제품을 시연하고 전시하도록 테스트베드를 조성해 국내 AI 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주요국 인공지능 기술 수준 비교, 자료: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창간 34주년 특집1-新](1)인공지능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