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업체 전력 중개사업 참여가 확대된다. 아낀 전기를 거래하는 수요자원거래시장에서 ICT업계가 처음 발을 들인 후 전력거래 시장 전반에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도시형 분산전원 중개사업에는 민간발전사도 참여해 ICT업체와 전통 에너지업계 간 한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6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KT가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가 추진하는 `소규모 분산전원 중개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KT로선 수요자원거래시장에 이어 두 번째 전력거래시장 참여다. 그동안 장벽에 막혔던 발전시장에 기간통신업체가 진출했다는 의미도 있다.
시범사업은 추석 이후 최종 사업자를 선정해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최종 사업자 선정이라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현재 참여 신청자가 많지 않고 시범사업인 만큼 KT 참여는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분산전원 중개사업은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발전자원을 하나로 모아 이를 전력시장에서 거래하는 `전력 십시일반` 개념이다. 현재 전력시장에선 1㎿ 이하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저장장치(ESS) 전력은 시장거래가 되지 않는다. 지역 곳곳에 감춰진 전력 자원을 모아 하나의 큰 가상발전기로 만드는 것이 중개사업자 역할이다.
KT가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키로 한것은 분산전원 중개사업이 수요자원시장과 마찬가지로 ICT와 마케팅 노하우가 시장경쟁력으로 발휘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분산전원은 다수 소규모 자원을 ICT를 이용해 하나의 설비로 구성·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실제 발전소 처럼 예측성과 전력생산 유연성을 위해 고객을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실제 소규모 발전소를 모은다는 것만 다를 뿐, 현재 KT가 참여하고 있는 수요자원시장과 운용 방식은 동일하다.
이르면 내년 본사업이 개시되면 ICT업체 참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중개거래 절차와 운영시스템 사전 검증 격으로 실제 수익을 낼 수 없고 인센티브도 없지만, 실제 거래 수익이 발생하는 본사업에서는 참여기업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중개거래 시범사업설명회에는 KT외에도 LG CNS 등 다수 ICT기업이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ICT와 민간발전업계 직접 경쟁도 피할수 없게 됐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KT와 함께 포스코에너지 등 민간발전사도 신청서를 냈다. 민간발전사가 전통 발전사업이 아닌 가상전력 거래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수요자원거래시장에는 대형 발전사업자 참여가 제한됐지만, 분산자원 중개사업은 사업자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 민간발전 업계가 적자경영 대안으로 에너지 신산업 진출을 타진해 온 만큼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분산전원 중개사업 특징은 사업자를 특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관련 법 개정안이 연내 통과된 후 내년부터 본사업이 시작되면 ICT와 전통 에너지업계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