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민간 부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FT가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 민영기업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완료한 해외 기업 M&A와 기타 직접투자 규모는 6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민간부문의 지난해 전체 M&A 실적을 상회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중국 민간부문이 거둔 M&A 성과는 같은 기간에 국유기업이 거둔 실적과 맞먹는다. 지난해는 민간 부문 M&A가 510억 달러로 국유기업의 1570억 달러보다 훨씬 적었다.
FT는 해외 M&A에서 중국 민간 부문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은 수백개 중규모 민영기업이 대거 해외 자산을 사들이거나 매입을 시도하는 데 따른 결과라고 풀이했다.
씨티은행의 글로벌 M&A부문 공동대표인 콜린 밴필드는 “중국의 새로운 고객들이 과연 복잡한 해외 M&A의 결승선에 도달할 수 있는 자금력과 경험을 갖고 있는지도 투자은행들이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FT는 중국 국유기업은 국유은행들로부터 자금을 쉽게 확보할 수 있어 일단은 M&A 능력 측면에서 민간보다 우위에 있지만 복수의 주주들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민간보다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불리함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44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화공그룹(Chemchina)의 스위스 신젠타 인수 절차가 관계 반독점 당국들의 승인을 얻게 된다면 국유기업들의 M&A 실적은 일단 민간부문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향후 중국의 해외 M&A는 민간부문이 주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