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데는 통신 인프라가 큰 힘을 발휘했다. 세계 최고 수준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은 ICT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 발전 매개체로 중추 역할을 담당했다.
4차 산업혁명 주축은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4G 롱텀에벌루션(LTE)에 이어 5G 이동통신에서도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상용화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는 물론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가 글로벌 기업과 5G 상용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5G는 차세대 서비스 필수 요소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해 6월 5G 정식 명칭을 `IMT 2020`, 전송 속도는 4G보다 20배 빠른 20Gbps로 각각 정의했다. 5G가 상용화되면 개인 모바일 기기에서 20Gbps 속도를 만끽하는 세상이 구현된다.
5G는 속도뿐만 아니라 지연속도(latency), 용량 면에서 LTE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일보한 통신기술이다. 초저지연과 대용량은 현재는 불가능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필수 요소다.
초고화질(UHD) 방송, 홀로그램,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차세대 서비스는 고속과 초저지연 통신의 기반이다. 수백만 기기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에는 대용량 통신기술이 필수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는 “지금은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5G 시대에는 모두 가능해진다”면서 “속도와 용량, 지연속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 주파수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표준화단체 3GPP는 새로운 주파수와 기술 제정을 위해 표준화 논의 중이다.
3GPP 규격개발 단계인 릴리즈15(2017년 7월~2018년 9월)에서 5G 표준규격을 통해 1차 표준을 제정한다. 2차 표준은 2019년 12월까지 진행하는 릴리즈16에서 다뤄진다.
핵심 성능 요구사항은 정의됐지만 아직 표준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2018년 1차 표준화 이후 세계 최초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5G 상용화 예상 시점은 2020년 전후다.
◇국가 차원 협력 필요
5G 첫 상용화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다. KT와 삼성전자는 인텔,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지난 3월 `평창 5G 기술규격` 개발을 완료했다. 내년 6월까지 망 설치를 완료하고 10월 단말기를 테스트한다.
SK텔레콤은 AT&T, 차이나모바일 등과 `5G 협력체`를 결성했다. 평창올림픽보다는 2018년 표준화와 이후 상용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5G 핵심 기술인 4×4 다중입출력(MIMO) 등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사업자 고민은 1차 국제 표준화가 2018년 하반기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에 열리기 때문에 시범서비스 규격을 국제 표준으로 제시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이 표준화 기반 5G 서비스를 선보이면 자칫 세계 최초 타이틀과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
국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는 통신사업자별로 5G 개발이 한창이다. 5G 상용화는 어느 한 사업자가 아닌 국가 차원의 과제인 만큼 적극 협력이 필요하다.
한 이동통신 전문가는 “5G는 어느 한 기업이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국내 통신사, 제조사 간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성해 산업계 전체가 힘을 합해야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3GPP 5G 표준화 일정
자료:3GPP·업계 종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