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 대혁명`을 위해 국회의원 스스로 청문회 대상이 되자고 제안했다. 정치권이 아닌 국민이 주도하는 `국회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가칭)`를 만들어 1년간 운영하겠다는 세부 계획도 내놓았다. `국해(國害)의원(국익에 해를 끼치는 의원)`이라고 힐난하는 국민을 향한 개혁 다짐이다.
이 대표는 5일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은 나라 전체 미래가 걸린 문제로 특정 정권이나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이 주도해 추진하는 정치헌법, 거래헌법, 한시헌법은 안 된다”며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위원회가 구성되고 그분들이 국회 실상을 낱낱이 알게 되면 그 자체가 국회 개혁이고, 정당 개혁이고, 선거 개혁이고, 정치 개혁이 될 것”이라며 “9월 중으로 국회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 구성과 활동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것을 국회의장과 야당 의원들에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오는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은 여러 기관에서 실시하는 산하조직에 대한 각종 명목의 감사와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 자세, 불합리한 중복 감사와 조사, 과도한 별건 조사와 감사에 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국정 감사 때부터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먼저 달라지겠다”며 “혹 있었을지도 모를 고압적인 감사 자세를 고치고, 각급 기관의 감사와 조사 문화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집권여당 대표로서 저소득·서민 일자리와 청년실업 해결 필요성 등 민생문제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안보이슈도 고루 거론했다. 특히 노동개혁과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당정이 추진하는 경제활성화법에 대해 야당 협조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자 오랜 숙원을 해결하고 기업하기 좋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의한 노동법을 야당은 도대체 왜 반대만 하고 협조를 안 해 주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노동법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장한 대로 좋은 결과를 내게 되면 그 혜택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국민이 전부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 불합리한 규제를 혁파해 기업 투자활성화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자 규제개혁 특별법을 제출했지만 국회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가 안위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로 법안과 예산을 국회에 호소할 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화끈하게 한 번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이 대표 연설에 대해 집권여당의 책임을 망각한 채 남 탓만 일삼는 연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연설내용 중 제안한 국회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는 정부실정에 분노한 국민 눈을 가리려는 것”이라며 “집권여당 비전, 국정실패 자성, 민생고통 대책 외면 등 3무(無) 난타연설”이라고 지적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의 현재 위기상황과 그 원인인 청와대와 여당의 잘못에는 눈을 감은 채 오로지 정치혐오에 편승해 의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 대표 의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6일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