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제대로 힘을 못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판매량으로 후발권에 머물렀다. 지난 2010년부터 올 6월까지 미국에 도입된 전기차 모델은 24개 이상이고 판매된 물량은 40만대 이상에 달했다. 미국 전기차 판매는 보조금이 잘 발달된 캘리포니아에서 절반 정도가 이뤄지는 등 주(州)간 격차가 컸다.
미국 비영리 과학단체 `UCS(Union of Concerned Scientists)`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2016 미국 전기차 시장 현황`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본부가 있는 UCS는 1969년 설립된 비영리 과학자 집단으로 회원은 약 20만명이다. 지구 안전과 건강, 에너지 문제 등을 다룬다.
UCS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와 BMW와 GM이 미국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선발집단에 꼽혔다. 반면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혼다, 토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는 후발주자(The Laggards)로 분류됐다. 100% 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지난해 판매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가장 높은 업체는 BMW로 업계 평균(0.7%)의 5배 가까운 3.3%였다. BMW는 특히 미국 전기차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 비중이 7%가 넘었다.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가 2만5914대로 압도적 1위였고, 전통 메이커 가운데는 GM이 1만9046대로 가장 많았다. 포드(1만8923대)와 닛산(1만7269대)이 그다음이었고, 럭셔리 브랜드인 BMW는 1만4181대를 팔아 뒤를 이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가운데 전기차가 1534대로 비중이 0.1%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부터 미국에서 전기차를 팔고 있다. 기아 쏘울과 현대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2개 모델이 있다. 보고서는 현대기아차 전기차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BMW는 미 전역에서 3개 모델이, 닛산은 1개 모델이 미 전역에서 팔리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100만대 고지를 넘어선 가운데 미국에서 2010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40만대 넘는 전기차가 팔렸다. 업체별 누적 판매량은 GM(10만7500대)과 닛산(9만5402대)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들 업체는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2010년말부터 쉐보레 `볼트(Volt)`와 닛산 `리프(LEAF)`를 팔아왔다. 테슬라(2만5900대)는 3위, 현대기아차는 3500대로 10위를 기록했다. 혼다는 지난해 판매량이 64대로 전기차를 판매하는 13개 제조사 가운데 최하위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