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서비스 애플뮤직이 지난 8월 5일 기습적으로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약 3주가 지난 현재 애플뮤직은 어떻게 국내 소비자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어떤 모습일까.
전 세계 3000만곡이 넘는 방대한 음원을 서비스하고, 글로벌 유료가입자 1500만 여명을 거느린 애플뮤직이 국내에 상륙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국내 스트리밍 업체들은 초긴장 상태였다.
국내 업체들은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무시할 수 없었고, 가입자 3개월 무료라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해외 뮤지션들의 다양한 음악도 애플뮤직을 통해 들을 수 있어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다.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지 3주 정도가 흐른 지금, 애플뮤직은 기대했던 것만큼의 돌풍은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8월 셋째 주(8월 15일~21일) 국내 만 10세 이상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자들을 표본 분석한 결과 애플뮤직 사용자는 약 3만5000명에 그쳤다.
서비스를 시작했던 첫째 주에 사용자가 약 8만3000명 정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2주 만에 대략 5만 명의 사용자가 줄어든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의 수치가 빠졌지만, 한국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스마트폰 인구의 10%에 불과하다는 걸 감안해도 애플뮤직의 국내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
국내에서 애플뮤직이 아직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해외 음악에 비해 서비스하는 가요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애플뮤직은 현재까지 국내 3대 기획사로 불리는 SMㆍYGㆍJYP엔터테인먼트와만 음원 제공 계약을 맺은 상태다. 세 소속사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제외하면 애플뮤직에서 들을 수 있는 가요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주로 가요를 많이 듣는 한국 사람들이 애플뮤직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다.
한 가요관계자 A씨는 “애플뮤직이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해서 바로 설치하고 사용해봤는데 들을 수 있는 가요가 별로 없었고, 다운로드도 되지 않는다”며 “특별히 팝 음악에 관심이 많은 게 아니라면 애플뮤직을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이미 멜론, 네이버뮤직, 벅스, 지니 등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잘 갖춰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복잡한 애플뮤직을 새로 사용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지난해 6월 론칭한 애플뮤직이 1년 만에 1500만 명 정도의 사용자를 유치했을 만큼 애플 브랜드의 힘과 파급력에 주목했다.
이와 더불어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용자의 음악 취향을 분석한 후 그에 맞는 음악을 서비스하는 큐레이션이 호평을 받고 있으며, 유명 라디오 채널 비츠1(Beat1)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애플뮤직만의 장점이다.
한 증권시장 관계자는 “로엔(멜론 운영 업체)을 인수한 카카오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는 있지만 로엔과는 상관없는 이유”라며 “멜론을 비롯한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도 애플뮤직의 영향은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애플뮤직의 국내 서비스가 시작된 지 이제 3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국내에서의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