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대한민국, 스타트업 천국을 꿈꾸다/아이디어만 있으면 나도 CEO

스타트업 창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수는 2000년 8798개에서 지난해 3만1260개로 증가했다. 경기 침체로 직장 대신 창업을 선택한 측면도 있지만 스타트업 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된 게 더 큰 이유다. 제2의 벤처 붐이 스타트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중기 벤처 육성 정책과 맥을 함께한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 산업의 전초기지로 스타트업 분야를 꼽고 있다. 정부 전체가 창업 지원에 나서는 모양새다. 창업 지원은 대부분 정부와 대기업 주도로 이뤄진다. 정부가 물꼬를 트고 민간에서 활성화하는 구조다.

박 대통령도 지난 26일 서울 한양대에서 열린 `2016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에 참석, “창의 아이디어를 민첩하게 사업화하는 스타트업의 역할을 더욱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Photo Image

◇스타트업 창업, 어떻게 시작할까

박 대통령이 말한 창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서는 `K스타트업(옛 창업넷)`을 찾으면 된다. K스타트업은 정부 창업지원 온라인 통합 창구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이 만들었다. 기존의 중기청이 운영해 오던 온라인 지원 창구인 창업넷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부처별로 유사한 목적이나 방식의 창업지원 사업을 하나로 모았다. 창업 지원 포털이다.

교육부터 창업시설 공간, 멘토링과 컨설팅, 사업화, 정책자금, 연구개발(R&D), 판로 및 해외 진출, 행사·네트워크 등 창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클릭 몇 번으로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창업교육 메뉴를 선택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민간에서 제공하는 교육 사업 내용이 뜬다. 지역, 업력, 연령 등에 맞게 검색할 수 있어 창업자가 정부 지원 사업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창업지원 사업은 중앙부처와 지자체로 나눠 진행된다. 미래부, 중기청 등에서 나온 사업만 올해 총 85개다. 지자체는 서울의 챌린지 1000프로젝트를 비롯해 80개다.

중기청이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를 이용해도 된다.

팁스는 이스라엘 창업 지원 프로그램 `TIP`에서 따온 것으로, 유망한 기술 아이템을 보유한 창업 팀을 민간 주도로 선발해 집중 육성한다. 글로벌 시장이 목표인 기술 기업에 창업 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엔젤투자사, 벤처캐피털, 기술 대기업을 운영사로 지정해 보육과 멘토링 및 R&D 자금 등을 일괄 지원한다. 일반 창업은 물론 청년, 중장년층, 여성, 장애인 등을 세분화한 별도 지원책도 마련했다. 재창업도 지원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정부, 컨트롤타워로 지원 정책·사업 조율

부처별 정책이나 사업을 조율하는 국내 스타트업 지원 컨트롤타워도 등장한다. 창업지원정책협의회다. 지난 7월 28일 창업지원법 시행령 공포에 따른 협의회다.

중소기업 창업 촉진과 재창업 지원 정책은 여러 정부기관의 협력과 조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중기청은 설명했다.

협의회는 창업과 재창업 지원 정책을 중앙부처, 창업지원기관과 협의하기 위해 중기청에 설치한다. 창업지원 계획 수립과 창업 촉진, 재창업, 지역산업 창업, 창업정보 제공, 창업교육, 부처 간 사업 조정 등을 협의한다.

협의회는 당연직 위원 7명과 위촉직 위원 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중소기업 차장이 맡는다.

당연직은 기획재정부, 미래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고위 공무원에서 선발한다. 위촉직은 창업보육협회, 벤처기업협회, 엔젤투자협회, 창업진흥원, 소상공인진흥원,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기타 공공기관장으로 중기청장이 위촉한다.

협의회는 연 2회 열린다. 위원장은 협의회 업무를 총괄한다. 회의에 부칠 안건을 선정, 회의를 소집하고 주관한다. 중기청은 이달 안으로 위원 선발을 마치고 첫 회의를 9월 중에 소집할 예정이다.

◇SK 등 대기업도 대학생 창업에 지원 사격

창업 지원에 정부는 물론 대기업과 대학까지 나섰다. 대표 사업이 SK 청년비상 프로그램이다. 국내 최초로 `정부-대기업-대학` 3자 간 창업 지원 프로젝트다. 한국을 대표할 청년 기업가 양성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목표다. SK와 미래부, 중기청, 창업진흥원이 힘을 모았다.

SK 청년비상에는 전국 25개 대학이 참여했다. 대학별로 한 학기에 200명씩 수강 신청을 받아 학기당 총 5000명, 2년 동안 2만명의 청년 기업가를 양성한다. 청년 비상은 대학과 기업이 대학생에게 창업교육과 창업 인큐베이팅을 제공, 창업을 활성화한다. 대학은 창업교육과 창업 아이템 발굴을 지원하고, SK는 창업 아이템을 고도화시켜 실제로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년 비상 프로젝트는 3단계로 운영된다. 대학 내 창업교육과 창업아이템 발굴, SK그룹 등 전문가 인큐베이팅 사업화 지원, 글로벌 시장 진출 순서다.

대학은 SK와 협력해 개발한 창업맞춤형 강좌를 개설해 학점을 부여하는 정규 수업을 운영한다. 강좌는 창업 마인드를 고취할 수 있도록 `실전형`으로 짜여 있다. 창업 성공·실패 사례를 분석하면서 직접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사업화 모델을 만들어 내도록 지원한다.

한국 TIPS(위)와 이스라엘 TIP 비교

[이슈분석]대한민국, 스타트업 천국을 꿈꾸다/아이디어만 있으면 나도 CEO
[이슈분석]대한민국, 스타트업 천국을 꿈꾸다/아이디어만 있으면 나도 CEO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