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원격진료 자승자박 안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첫 인터넷전문병원을 한국이 아닌 중국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추진했으나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중단했다. 우리나라는 원격진료가 허용되지 않아 인터넷전문병원 설립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원격진료 허용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의사들이 대부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안정성 검증이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허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맞서 산업 활성화와 환자 편의성 증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반론이 맞섰지만,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원격진료가 규제 장벽에 막혀 있는 사이 중국 등 해외에서는 빠르게 온라인 헬스케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우려도 높다.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은 중국이 우리나라를 앞질렀다는 의견도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가진 한국이 온라인 헬스케어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것은 아이러니다. 의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두고 안전을 볼모로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라는 비판도 높다.

한국 의료계가 너무 근시안적으로 원격진료 서비스를 바라본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의 이익을 지키려다 장기적으로 더 큰 의료서비스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중국 진출은 원격진료 서비스가 국경을 초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원격진료 서비스의 안전성 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미 정부 시범사업에서는 안전성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시행 초기에는 상담이나 문진 등의 안전과 크게 상관없는 서비스부터 단계를 밟아갈 수도 있다. 이젠 의료서비스도 의사 중심적 사고보다 환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세계 의료시장에서 한국 의료계가 경쟁력을 이어가려면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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