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보다 약한 신차 라인업 탓에 하반기 수입차 시장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인증이 취소된 아우디·폭스바겐 32종 8만3000여대의 판매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판매량을 일시에 끌어올릴 수입차 신차 모델도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하반기에 나오는 신차는 친환경차나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부분 틈새시장을 겨냥한 차종들이다. 주목할 만한 차량은 많지만 시장의 판도를 바꿔 줄 볼륨 모델은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8일 `더 뉴 E-클래스` 디젤을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더 뉴 GLS` 등 4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BMW는 `뉴 X5 xDrive 40e` 등 플러그인하이브리드 3개 차종과 뉴 M2쿠페 등 고성능 모델을 내놓는다. 볼보는 플래그십 세단 S90을 4분기에 출시한다. 링컨은 MKZ 페이스리프트 모델, 마세라티는 첫 SUV 르반떼를 각각 선보인다. 이에 앞서 재규어는 첫 SUV F-페이스, 시트로엥은 독특한 디자인의 칵투스를 각각 출시했다. 닛산 플래그십 SUV 무라노 하이브리드와 소형 SUV 인피니티 Q30도 3분기 내 출시가 예고됐다.
재규어는 F페이스, 한불모터스는 칵투스를 올해 판매 목표로 각각 약 1000대를 밝혔다. 인피니티 Q30 정도가 볼륨 판매를 기대해 볼 만한 정도다. 올해 신차 라인업이 부족한 BMW는 신형 5시리즈가 나오는 내년 이후에야 성장 궤도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국산차는 주력 차종 출시가 아직 남아 있다. 르노삼성은 9월 1일 QM6를 출시할 예정으로, 사전 예약 첫날 2000대를 돌파해 화제가 됐다. 현대차는 연말께 예정으로 그랜저를 준비하고 있다. 일반 브랜드인 폭스바겐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수입차에서 국산차로 넘어갈 만한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더욱이 하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고 노후 경유차 폐차 혜택은 언제 시행될지 불확실한 가운데 뚜렷한 판매 동력은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신차 열기도 다소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게다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 법률) 시행 이후 신차발표회나 시승 행사도 적극 펼치기 어렵게 됐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여러 악재가 겹친 가운데 하반기라고 해서 이를 뒤집을 만한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시장 전반이 얼어붙고 규제는 더욱 강화될 분위기여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