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는 `가계 빚` 구조조정에 올인할 때다

정부는 불어 나는 가계 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을 줄인다. 공공택지 공급을 감축하고 신규 사업 인허가를 조절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은 25일 대책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주택 공급을 적정 수준에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가계 빚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택지 매입에서 준공까지 전 과정의 주택 공급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집단대출 보증 심사와 요건을 강화, 밀어내기식 분양도 억제할 방침이다.

가계 빚은 올해 들어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잔액 기준으로 1250조원을 넘어섰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32조9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제2금융권 대출액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시중은행의 깐깐한 여신 심사로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이 어려워지자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권보다 높다.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계 빚이 늘고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경제 활동은 제약을 받는다. 가계대출이 부실화되면 금융권은 직접 타격을 받는다. 가계부채가 늘면 소비자는 지갑을 닫아 내수를 위축시켜서 경제 성장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가계부채의 급증 원인인 제2금융권 가계대출과 아파트 집단대출의 증가세를 억제할 강도 높은 대책이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주택대출의 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알맹이는 없고 관리만 강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종합대책을 발표한지 반년이 갓 지난 시점에 새로운 관리 방안을 내놓은 것은 가계부채 관리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 아니냐는 판단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다. 소득보다 대출 증가율이 높아 부채 상환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미봉책을 되풀이할 것인지 걱정이다. 지금은 가계 빚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세심한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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