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도하는 중금리대출 `사잇돌대출2`가 다음 달부터 저축은행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당국 기대와 달리 대출승인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기존 상품과 충돌도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23일 정부와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 5일부터 저축은행에서도 사잇돌 대출을 취급한다. 주요 대출 대상은 상환능력은 있지만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신용자이다.
서울보증과 저축은행권은 신용도 4~8등급까지 최고 2000만원 한도에서 신용대출을 하는 방향으로 상품 틀을 짰다. 은행 사잇돌 대출 금리가 연 6~10% 수준인데 반해 저축은행은 평균 15%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은 사잇돌대출 출시를 앞두고 관련 상품개발 및 전산망 준비에 들어갔다. 소액·간편형 상품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비대면 가입으로 모바일 앱 구축 등 전산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달 5일부터 시중은행과 일부 지방은행 9곳에서 사잇돌 대출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출시 한 달(16일 기준) 만에 은행권 사잇돌 대출 건수는 총 5795건이었고, 금액은 606억9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은행 사잇돌대출 대출 승인률이 현저히 낮았고, 은행에서 거절당한 사람들이 저축은행에 몰릴 수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잇돌 대출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본다”며 “은행 사잇돌 대출을 한 달 동안 600억원도 못 팔았는데 다른 시중 중금리대출 상품보다 매력이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상으로는 8등급까지 대출을 해주겠다고 말하지만 그 정도 저신용자는 일반 신용대출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실제 (저신용자) 승인률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라며 “금융당국에서 사잇돌대출 활성화를 잘하는 곳엔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말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눈치 보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B저축은행 관계자도 “기존 저축은행들은 이미 중금리대출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사잇돌 대출과 겹치면서 달갑지는 않다”며 “근로소득이 연 1500만원 이상 등 조건이 완화된 것처럼 말하지만 굉장히 보수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 사잇돌 대출도 승인률이 40%라고 하지만 현장에선 10%도 채 안된다고 말하더라”며 “단순하게 보증한도를 늘려서 중금리대출을 만들기 보단 금융당국이 저신용자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아쉬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보증료율 평균 5.2%정도 낮은 수준으로 현재 금감원 약관심사 중에 있다”며 “일부 부정적인 시선이 있지만 지금까지 중금리대출이 막연하거나 소극적이었던 저축은행들에게는 유인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적이나 연체관리 등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