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스핀, 우리은행 모바일 앱 보안 맡는다…주요 증권사에도 공급

제품 개발 후 영업을 시작한지 1년도 안된 핀테크 스타트업이 우리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보안을 책임진다. 실리콘밸리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금융보안 스타트업 에버스핀(대표 하영빈)이다.

에버스핀은 최근 우리은행이 서비스하는 20여가지 모바일 앱 보안을 모두 맡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우선 국내 대형 시중은행이 보안영역에서 스타트업 제품을 전면 사용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은행권 보안제품 윈백과 까다로운 금융권에서 클라우드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도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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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스핀 에버세이프

우리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앱 보안에 에버스핀 솔루션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에버스핀이 공급하는 보안솔루션 `에버세이프`는 일정한 시간마다 보안모듈을 변경해 해커가 해킹할 틈을 안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보안제품이 앱에 포함된 정적(Static) 솔루션이라면 에버세이프는 자체 알고리즘으로 보안모듈을 랜덤으로 생성하는 다이내믹 솔루션이다. 특히 앱과는 별도로 제공되는 클라우드 솔루션이라 보안성이 뛰어나다.

다이내믹 솔루션이라 해커가 해킹을 하려 해도 최소 수분 단위로 보안모듈이 변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반면에 보안모듈 크기는 작아 앱 구동 시 지장을 주지 않는 특징도 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에서 오라클과 유럽 진출을 위한 파트너 계약을 맺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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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스핀이 지난 7월 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에서 오라클과 공동 마케팅 계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임종룡 금융위원장, 전대근 코스콤 전무, 하영빈 에버스핀 대표, 나지프 모하메드 오라클 부사장,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모바일 앱에 에버스핀 보안모듈을 적용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은행도 스마트뱅킹 보안에 우려를 가져왔던 만큼 다이내믹 솔루션으로 윈백하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에버스핀은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달 미래에셋대우와 에버세이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투자권유대행인(FA) 전용 앱에 에버세이프를 탑재할 계획으로, 실시간 보안 위협 탐지·대응 등이 가능한 올인원(All-in-One)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LIG투자증권과 코스콤이 원장을 관리하는 중소 증권사에도 에버세이프가 공급돼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A증권사 정보보호책임자는 “증권업은 타 금융권에 비해 모바일거래 비중이 높아 보안영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기술수준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에버스핀이 만든 다이내믹 솔루션은 수시로 보안모듈이 바뀐다는 장점 때문에 해킹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 여러 증권사가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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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대 코스콤 사장(왼쪽)과 하영빈 에버스핀 대표가 1월 13일 코스콤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모바일 앱 보안서비스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하영빈 에버스핀 대표는 “5년여 연구 끝에 만든 에버세이프는 세계 최초의 다이내믹 보안솔루션이다”며 “국내 금융권을 시작으로 도입이 확대되면 오라클에 이어 다양한 글로벌기업과 계약을 맺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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