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74>"게임을 하는 것도 마케터가 되는 데 도움이 된다"

`잉여`의 사전적 정의는 다 쓰고 난 나머지다. 학기 중 열심히 공부하고 방학 때 잠시 잉여 상태인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고 충전이 돼야만 생산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쏘카 마케팅팀에 재직 중인 이상헌 매니저를 만나 마케터가 되려면 어떤 것이 중요한지 들어봤다. 이 매니저는 잉여행위라고 불리는 게임을 하는 것도 마케터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어떤 관점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마케터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들어봤다.

-자기소개를 바란다.

▲쏘카 마케팅팀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캠페인, 홍보(PR) 등 마케팅에 관련된 전반적 업무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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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쏘카 마케팅팀 매니저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신 계기는 무엇인가.

▲어렸을 때는 PD를 하고 싶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다 신문방송학과와 비슷한 광고홍보학과에 진학했다. 광고홍보학과를 다니다보니 광고기획 쪽에 관심이 많아져 활동을 했고, 광고 대행사를 거쳐 지금까지 오게 됐다.

광고 쪽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여러 TV 광고 캠페인을 보면서 저도 광고 캠페인을 집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쏘카 담당 캠페인 중 데이터를 활용한 사례가 있는가.

▲쏘카 마케팅 캠페인 목적은 이용률이 낮은 시간대에 캠페인을 진행해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매달 다른 주제를 가진 마케팅 캠페인 `월간 쏘카`를 진행했다. 7월은 `심야`, 6월은 `야구`, 5월은 `주중 낮 할인`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6월 주제인 야구는 과거 마케팅 캠페인 결과를 보니 6월에 야구 채널에 광고를 넣었을 때 전환율이 높다는 결과가 있었다. 이 부분에서 쏘카 잠재고객 중에 야구팬이 많다고 판단했다.

쏘카와 프로야구의 연관 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쏘카 사용자에게 응원하는 팀을 투표하게 한 뒤 선택한 팀이 질 때마다 쿠폰을 지급했다. `야구팬이라면 쏘카가 신경을 쓰고 있다!` `야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쏘카를 타고 풀어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데이터를 이용해 쏘카와 프로야구의 연관 고리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진행했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의 단점은 데이터가 의사결정을 하는데 어느 정도 근거가 될 수는 있어도 미래 의사결정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데이터는 과거의 결과 값이기 때문에 데이터에만 매몰되면 진부한 이야기밖에 할 수 없다. 미래 의사결정을 할 때 데이터보다 직관이 더 중요하다.

-마케터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

▲마케팅 직무는 호기심을 많이 가지고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일부라도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서양미술사 책에서 모나리자를 본 사람과 직접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모나리자를 본 사람이 가지는 느낌의 풍성함에는 차이가 있다. 책으로 본 모나리자는 그 그림 하나뿐이지만 실제로 그 그림을 본 사람은 그 곳의 분위기, 주변 관람객 반응까지 경험할 수 있다.

잉여 짓도 해본 사람이 잉여의 마음을 알고, 게임도 폐인처럼 해본 사람이 게이머 심정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잉여 대상 서비스의 마케터가 될 수 있고, 광고대행사에 가서 게임업계 클라이언트를 담당할 수도 있다. 평상 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모든 감각을 열어둔 채로 많은 것을 경험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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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를 하는 모습(일본)

-대학생 때 어떤 경험이 도움이 되었나.

▲막연히 시간을 보내는 것에 두려움이 있어 활동을 다양하게 했다. 2002년도에 입학해서 2011년도에 졸업을 했는데 그동안 마냥 쉬는 기간은 거의 없었다. 학창시절 동안 어학연수를 가장한 쇼핑연수를 가기도 했다. 창업지원 프로그램에도 참가해봤다. 인턴, 여행, 밴드 동아리, 공모전 등 꾸준히 무언가를 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이 직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마케터는 좁고 깊게 아는 것 보다 넓고 얕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좁고 깊게 알고 있으면 모르는 영역에서는 정보가 없다는 뜻이다. 넓고 얕게 알고 있으면, 일을 하다 막히더라도 그때 가서 그 분야를 깊게 파면 된다.

게임을 예로 들면 게임을 한 번도 안 해본 상태로 게임 광고를 맡는다면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게임을 조금이라도 경험하면 게임 광고를 맡으면 다르다. 게이머 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깊게 파고들면서 이해를 하면 된다.

-일의 보람과 힘든 점은 무엇인가.

▲마케터는 본인이 준비했던 작업물이 대중에게 전달될 때 보람을 느낀다. 준비하는 캠페인이 대중에게 전달되기 전까지는 다양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싸움이다. 캠페인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고 회사 내 외부 사람과 협업에 기반을 두고 진행된다. 이 과정에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또 새로움에 갈증이 계속 있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속해서 생각해내는 것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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