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BMW,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매출 하락에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한다. 어려울 때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 미래 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쥐겠다는 전략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오히려 투자 규모를 줄여서 대비된다. 실적이 저조하자 R&D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상반된 전략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그동안 무리한 투자가 기업 부실로 이어지는 사례를 많이 목격해 왔다. 반대로 투자 적기에 실기하면서 차세대 시장에서 추락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공격적 투자와 보수적 투자에 일장일단이 있다. 그래서 어떤 전략이 옳은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로 대변되는 전기자동차가 급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차도 상용화가 성큼 다가왔다. 휴대폰 시장에 비유하면 피처폰 시대가 저물고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른바 `아이폰 쇼크`로 시작된 스마트폰 혁명기를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변화를 주도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노키아, 모토로라 등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던 기업이 몰락했다. 반면에 혁신을 주도한 애플은 단번에 메이저 휴대폰 메이커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세계 최대 휴대폰 기업으로 올라섰다.
벤츠가 지난해보다 R&D 투자를 10% 확대하거나 BMW가 매출 대비 5.5% 수준까지 투자를 끌어올린 것도 변화에 적극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투자에는 시기가 있다.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 왕국이 몰락한 것도 투자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우물쭈물하다가 실기할 수 있다. 휴대폰 시장의 지각 변동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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