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북미 고급 패키지 가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를 인수했다. 데이코 인수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현지 유통망을 확보함으로써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할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1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데이코는 1965년 설립했으며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주택〃부동산 시장에서 럭셔리 가전 브랜드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데이코를 인수한 것은 한 번에 북미 럭셔리 가전시장에 진입하기 위함이다. 북미에서 냉장고〃레인지〃오븐〃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된 럭셔리 가전 패키지 시장은 최근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데이코 인수로 2만달러 이상 럭셔리 패키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문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 사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데이코가 50여년간 쌓은 브랜드 파워를 흡수함으로써 삼성전자가 럭셔리 가전 시장에 진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에도 미국 공조 전문 유통기업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해 미국 공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인수로 이전 대비 두 배 이상 실적을 올렸다.
척 휴브너 데이코 CEO는 “데이코가 삼성의 일원이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삼성의 시장 리더십과 경쟁력이 데이코 브랜드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양사 협력이 럭셔리 시장에서 고객과 유통 파트너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경영 노하우와 역량을 살리기 위해 향후 데이코 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제품 개발이나 유통 부문에선 삼성전자가 지닌 장점을 접목하는 등 협력 확대에 나선다. 본격적 협업은 다음달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는 “미국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럭셔리 가전 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미국 주택〃부동산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유통 인프라 구축, 인력 확충 등 지속적 투자를 할 계획이며,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혁신 역량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더해 톱 가전 브랜드로서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