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고 뺏기는 가입자 유치 전략에 공을 들이던 이통 3사가 올해에는 집안 살림에 더 신경을 쏟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4400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폰 가입자 포화, 단말기유통법으로 인한 제한된 보조금 지급, 외산폰 부진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좁아지면서 과거처럼 스마트폰을 앞세운 가입자 뺏기 전략은 힘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이통사도 과다한 공격적 마케팅보다는 내실을 견고히 하는 것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올해 이통 3사 서비스 플랫폼 운영 전략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집토끼 지키기`라고 풀이할 수 있다. 결합 요금제를 강화하고, 다양한 요금제를 신설해 서비스 선택의 폭을 늘리는 한편, 멤버십을 재편해 보다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간편해진 `결합할인`
최근 이통 3사는 새로운 결합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타사 이동을 방지하고 자체 서비스와 연계해 사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윈-윈 구조` 서비스다. 다소 어려운 결합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SK텔레콤은 유·무선 결합상품인 `온가족플랜`을 출시했다. 인터넷 3년 약정 기준으로 기존 `온가족무료` 대비 최저 1100원에서 최고 3300원까지 전체 할인 금액 폭을 확대했다.
온가족플랜은 가족이 쓰는 휴대폰 요금 총액과 관계없이 회선 수를 기준으로 할인을 제공한다. 전체 휴대폰요금 할인 금액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거나 가족 전체와 나눌 수도 있다. 가입, 청구서 확인 시 휴대폰, 인터넷 할인금액을 별도로 안내한다.
예를 들어 가족 가운데 한 명만 밴드 데이터47 요금제 이상을 이용하면 가족 휴대폰 회선 수에 비례해 총 할인금액이 1만1000원에서 3만9600원까지 제공된다.
가족 세 명이 온가족플랜에 가입하고 그 중 한 명이 밴드 데이터59 요금제를 쓴다고 가정하면, 3회선 기준 휴대폰 할인 금액 1만7600원을 한 명이 받아 59요금제 통신비를 4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 물론 다른 가족과 고루 나눌 수도 있다.
온가족플랜 가입 시 간단한 동의 절차를 거친 고객에게 `가족나눔데이터`를 최대 1000MB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가족 고객이 휴대폰 2·3회선을 결합하면 500MB, 4·5회선을 결합하면 1000MB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KT는 가족 간 모바일 요금 합산 금액에 따라 결합 할인을 제공하는 `총액 결합할인`을 출시했다.
총액 결합할인은 모바일 기본요금을 합산한 금액에 따라 전체 모바일 할인 금액 및 인터넷 할인 금액이 결정되는 방식을 채택했다. 모바일 회선당 할인 금액은 기여도에 따라 달라진다.
기가 인터넷과 모바일을 결합할 때 가족 합산 모바일 월정액 총액이 2만원 미만이면 기가 인터넷이 7000원 할인되고, 2만원 이상이면 모든 구간에서 기가인터넷이 1만원 할인된다.
가족 모바일 월정액 총액이 △5만9000~9만9000원 구간은 모바일 5000원 할인 △9만9000~12만9000원 구간은 모바일 1만5100원 할인 △12만9000~15만9000원 구간은 모바일 2만100원 할인 △15만9000원 이상은 모바일 2만5100원 할인이 주어진다.
최소 인터넷 1회선에 모바일 1회선을 결합해야 총액 결합할인이 적용된다. 인터넷 1회선당 모바일은 최다 5회선까지 결합 가능하다.
KT는 총액 결합할인 출시와 더불어 기존 3년 결합 약정에만 제공하던 할인을 1년, 2년 약정에도 적용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했다. 2년 약정 시에는 3년 결합할인 금액의 50%, 1년 약정 시에는 25%가 적용된다.
LG유플러스는 유·무선 결합상품인 `한방에 홈2`를 내놨다. 기존 `한방에 홈`을 개선한 상품이다.
인터넷 3년 약정 가입자만 할인받을 수 있던 것을 1년, 2년 약정 가입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이동전화와 인터넷 간 약정기간 불일치 없이 고객 상황에 맞게 약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
2년, 1년 약정 가입자 결합할인액은 3년 약정 가입자 할인액의 각각 40%, 20%를 적용받는다. 3년 약정 가입자 결합할인이 1만원일 때 2년 약정은 4000원, 1년 약정은 2000원을 할인받는다.
결합할인 금액을 인터넷요금과 모바일요금에서 얼마나 할인되는지 각각 명확히 분리 표시해준다. 결합대표자만 받던 고정 구조에서 구성원 모두 결합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균등할인 제도도 도입했다.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할인액을 다 받을 수 있도록 1인 지정도 가능하다.
◇멤버십 `계륵 탈출`
이통사가 제공하는 멤버십 포인트는 사용처가 제한적이고 혜택도 복잡해 쓰기 어렵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주어진 포인트를 다 쓰지 못하고 버릴 때가 많다. 연말이면 항상 사라지는 멤버십 포인트에 대한 소식이 줄을 잇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사용처가 마땅치 않아 언제나 `계륵` 같았던 멤버십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U+패밀리샵`을 오픈했다.
U+패밀리샵은 전자제품, 생활용품, 건강기능식품 등 LG 계열사 제품을 사용자에게 패밀리 가격으로 제공하고 멤버십 포인트 할인에, 구매 금액에 따라 요금할인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 사용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U+패밀리샵 앱을 이용해 `생활건강샵`을 이용해봤다. 메인화면에서 현재진행 중인 이벤트나 특가 판매 제품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카테고리별, 브랜드별로 선택할 수도 있다. 생활용품, 화장품 등 3500종의 다양한 실생활용품을 보기 좋게 구분해 놨다.
커뮤니티란에는 육아 상식이나 `생활의 꿀팁`이 정리돼 있다. 정기배송 탭에서는 기저귀, 분유 등 육아에 반드시 필요한 물품을 정기구매로 등록해 원하는 날짜에 배송받을 수 있는 예약 서비스도 있다.
리튠샵에는 보조식품이 용도에 맞게 정리돼 있다. 기획전 메뉴는 콘셉트별 상품을 소개한다. `장마철 건강관리가 막막한 당신에게` `짱짱한 장 만들기 프로젝트` 등 해당 기획에 적합한 상품이 나열돼 있다.
U+패밀리샵은 LG유플러스 멤버십 VIP 등급 고객은 LG전자샵, 리튠샵, LG생활건강샵에서 15~2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일반 등급 고객도 10~15% 할인된다.
U+패밀리샵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U+패밀리샵` 앱을 내려 받아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기존 `T멤버십`을 할인뿐만 아니라 데이터 적립까지 더해 개편했다. T멤버십 이용 시 기본 할인에 데이터 적립 혜택을 더한 `데이터플러스 T멤버십`이다. T멤버십 할인금액의 100%만큼 11번가 쇼핑 포인트 추가 적립 등이 포함됐다.
데이터플러스 T멤버십은 총 열 개 제휴처에서 T멤버십 이용 시 이용 금액 5000원당 25MB 또는 50MB 데이터가 적립되는 `적립형`과 이용 건당 100MB 데이터 쿠폰을 제공하는 `쿠폰형`으로 나뉜다.
적립형 데이터는 50·100·500·1000MB 단위로 T멤버십 홈페이지나 앱에서 충전해 사용하거나 가족·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다.
`11번가 더줌 포인트`는 CU·뚜레쥬르·미스터피자 등 여덟 개 제휴처에서 T멤버십 이용 시, 고객이 받은 할인금액의 100%를 11번가에서 사용 가능한 OK 캐쉬백 더줌 포인트로 돌려준다. 적립된 포인트는 11번가에서 상품 구입 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11번가 할인 혜택과 중복해 적용받을 수 있다.
KT는 멤버십 혜택을 갑절로 제공하는 `더블할인 멤버십`을 연말까지 진행한다.
KT `더블할인 멤버십`은 모든 멤버십 고객에게 월 1회, 두 배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고객 선택형 멤버십 서비스다. 일반고객과 VIP고객 구분이 없다. 원하는 날 원하는 제휴사에서 더블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상 제휴사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CGV, 미스터피자, 뚜레쥬르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30% 할인, CGV 현장예매 시 본인 및 동반 1인까지 최고 8000원 할인, 미스터피자 VIP 40%·일반 30% 할인, 뚜레쥬르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연말까지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매월 무료로 CGV 영화티켓과 콤보를 함께 제공하는 `불금 더블 올나잇` 이벤트도 매월 둘째 주 금요일에 진행한다.
◇선택과 집중, 대상에 맞는 서비스 강화
이통 3사는 서비스 대상자를 보다 명확히 선정하고 그에 따른 서비스를 설계, 매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젊은 직장인을 위한 생활 혜택 서비스를 내놓는가 하면, KT는 청소년 요금제를 신설했다. LG유플러스는 기기변경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보상 서비스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매일 특정 시간대에 외식·커피 할인, 영화·e북 콘텐츠 무료 등 다양한 생활 혜택을 제공하는 20·30대 직장인 특화 생활 서비스 `T 라이프`를 내놨다. 직장인이 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출근, 점심, 퇴근, 주말 등 특정 시간대에 적합한 혜택을 전용 앱에서 선착순 제공한다.
출근 시간에는 커피·베이커리 할인, 점심에는 외식·쇼핑 할인, 퇴근 시간에는 레스토랑 할인이나 무료 영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이다. 지인끼리 메신저로 각종 생활 혜택·쿠폰을 공유하는 점에 착안해 T라이프 혜택을 다수의 지인과 공유할수록 혜택 규모가 커지는 방식도 도입했다.
KT는 최근 청소년 전용 요금제인 `T틴`을 선보였다. 제공되는 데이터를 갑절로 활용할 수 있는 `2배 쓰기`와 음악〃교육 콘텐츠를 매월 제공 데이터에서 차감해 무료 이용할 수 있는 `바꿔 쓰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금제는 4종으로 구성됐다. 모든 요금제에서 문자 1일 200건을 제공하고 음성은 기본 제공된 알에서 이용량에 따라 차감된다.
2배 쓰기는 2Mbps 속도로 데이터를 최대 2배로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사용 데이터의 절반만 제공량에서 차감된다. 최대 6GB까지 가능하다. 2만원대 요금제로도 최대 2800MB 데이터를 쓸 수 있다.
바꿔 쓰기는 요금제에 매월 제공되는 기본 제공량을 일정량 차감하고 EBS데일리팩, 지니팩, 마이 타임 플랜, 음성 메일과 같은 유료 서비스를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인 `R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1개월 만에 10만명을 돌파한 R클럽은 일평균 3000건 수준으로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다. 7월에만 LTE 스마트폰 구매 고객 4명 중 1명이 이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R클럽은 18개월 동안 사용하던 중고폰으로 남은 할부금을 보장해준다. 파손 시 수리비의 30%, 최고 5만원까지 지원해준다.
R클럽은 `폰케어플러스 옵션R`의 월 이용료 5100원을 멤버십 등급에 따른 포인트로 할인받을 수 있다. VIP이상 등급 고객은 100% 멤버십 포인트로 할인돼 따로 이용료가 청구되지 않는다.
이용료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과 휴대폰 수리비를 연간 최고 5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