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국내 업체들도 울고 웃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SUV로 희비가 갈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저조로 실적 전반이 부진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수요가 많은 SUV 중심 마케팅에 힘입어 5월부터는 판매가 크게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5월 중국 시장에서 총 15만450대를 판매, 전년 동월 12만9027대보다 16.6% 증가했다. 투싼, 스포티지는 물론 양사 소형 SUV인 ix25와 KX3도 선전하며 전년 동월(2만8771대)보다 85.4% 증가한 5만3348대 판매됐다.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동월 22.3%에서 35.5%로 13.2%포인트 확대됐다.
그 결과 현대차는 지난 상반기에 중국에서의 판매량이 1.8% 증가했다. 기아차는 SUV 모델 판매 확대에도 시장 내 승용차급 수요 감소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앞으로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볼륨 차종뿐만 아니라 중대형 및 SUV 차종을 적절히 추가 투입, 생산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시장에서 지난 5월 현대·기아차의 주요 세단 모델은 판매가 감소한 반면에 SUV, CUV 모델 판매는 급증했다. 현대차 싼타페와 투싼의 5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8%, 90% 급증했다. 기아차 쏘렌토와 스포티지도 각각 32%, 91%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세그먼트별 SUV 강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프리미엄 SUV 시장 공략을 위해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도 중소형 고급 SUV 신모델을 출시한다. 2019년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형 SUV(싼타페 크기), 2020년에는 소형 SUV(투싼 크기)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차는 북미 시장 전용 대형 SUV를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강화한다. 이르면 내년에 북미 시장 전용으로 개발한 모노코크 타입의 대형 SUV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SUV 콘셉트카인 `텔루라이드`를 공개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해외에서는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이 35%에서 40%로 확대되면서 이익 증가를 주도했다”면서 “미국과 유럽에는 니로를 내놓고, 내년에는 유럽에서 스포티지에 이어 B세그먼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내놓는 등 RV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