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수출, 해외직판이 답이다]<3>중국 v-커머스의 열쇠, 왕홍을 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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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가 지난 6월 코엑스에서 주최한 동영상 활용 해외마케팅 브이커머스(V-Commerce) 세미나에는 당초 기대했던 참가인원을 훨씬 초과한 1000여명의 신청자가 몰릴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왕홍`을 모셔라.`

중국판 파워블로거 왕홍이 온라인 해외직판을 이끄는 열쇠로 떠올랐다.

왕홍은 온라인 유명인사를 뜻하는 말로 주로 웨이보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팬과 영향력을 지닌 사람들을 말한다. 외국의 유명 블로거나 유튜버(Youtuber)와 비슷하다.

과거 블로그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모으고 입소문을 벌이는 마케팅이 성행했다면, 최근에는 유튜브나 온라인쇼핑몰에서 동영상을 이용한 마케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과거보다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검색어나 설명 대신에 이해가 쉬운 동영상을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트래픽 중 동영상 비율은 45%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동영상 기반 `v(video)-커머스`가 과거 블로그나 홈쇼핑 마케팅과 달리 해외 진출이 용이한 유통 채널이라는 데 관심을 보였다. 또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화장품, 패션 소매제품 판매에도 적합하다.

여기서 역할이 커진 것이 왕홍이다. 이들은 대기업만 할 수 있는 드라마 간접광고(PPL)나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성이 낮은 홈쇼핑 대신에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제품도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유튜브 콘텐츠라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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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케이몰24(Kmall24)에서 배송받은 제품을 개봉하는 모습을 해외 소비자(유투버)가 직접 촬영해 올린 해외 소비자 영상 캡쳐 화면이다. 해외 판매에 성공하려면 상품을 콘텐츠와 함께 만들어 소비자가 아닌 팬에게 접근하려는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출처: 유튜브>

유명 왕홍인 장다이의 팔로어 수는 405만명이며, 또다른 왕홍 쉐리의 팔로어 수는 141만명, 작년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간 매출이 2억위안(350억원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동영상 라이브방송 열풍이 불면서 왕홍과 v-커머스 마케팅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미 LG생활건강은 국내 연예인은 물론이고 왕홍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이 뷰티 팁과 K뷰티 상품을 설명하는 동영상 튜토리얼 및 쇼핑 팁 등을 제작해 중국 SNS 채널과 티몰 등을 통해 소개하는 활동을 시험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마트 등은 티몰 한국관에 쇼핑방법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해 올렸다.

중국 티몰 등에는 인기 한류 연예인이 등장하는 동영상에 약 1시간 동안 수천여개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댓글이 마치 총알이 쏟아지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탄막(탄무)`라고도 불린다.

신선영 한국무역협회 이비즈전략실 부장은 “중국에서는 티몰과 타오바오 등에서 동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유쿠투더우도 인수해 온라인 커머스, 동영상 콘텐츠, 가상현실(VR)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구축해 나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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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몰 글로벌은 중국에서 6개월간 반응이 없던 제품을 한국의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메이크어스와 협업해서 유명 인기 드라마를 패러디한 동영상 `팩의 후예`를 만들어 티몰 글로벌을 통해 동시간대에 방송했다. 제품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매출도 1000% 상승하는 효과를 얻었다. 단순히 `왕홍` 등 유명인이 등장하지 않아도 콘텐츠 아이디어와 완성도로도 성공할 수 있다.

중국에도 지역별로 활성화된 홈쇼핑은 있다. 각 성별로 적게는 수천만명에서 수억명의 가입자를 둔 케이블 기반 홈쇼핑이 있으며, 동방CJ홈쇼핑 등이 상하이 등 대도시 등지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에 가입해야 하고 방송시간 제약, 젊은 이용자층의 증가로 성장세가 모바일 방송에 못 미친다는 것이 중국 시장 전문가의 의견이다.

중국 티몰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단순 판매채널로만 접근하면, 매출만 아니라 브랜딩에도 실패한다”며 “콘텐츠사업자와 상품 판매자가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 아래서 잠재된 인터넷 이용자를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빅팬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것이 v-커머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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