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로부터 판매금지 및 인증취소 처분을 받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주력 모델 전체가 판매금지 처분을 받으면서 당분간 `개점휴업` 상태가 됐지만 아우디는 일부 차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판매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아우디는 올 들어 7월까지 1만4562대를 판매해 전체 수입차 시장 판매 3위를 기록 중이다. 환경부로부터 일부 차종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를 받은 지난달에도 1504대를 판매해 월별 판매 3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폭스바겐은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1만2888대로 여전히 4위를 지켰지만,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8%가량 감소해 업계 10위로 떨어졌다.
두 브랜드는 지난달 26일 동시에 환경부로부터 판매금지 및 인증취소 조치를 받았지만 그 여파는 상이하다. 폭스바겐은 판매 가능한 차종이 2개로 줄어들면서 전시장에서 차량을 대부분 철수 시켰다. 판매할 차량이 없어진 딜러사 중 일부는 사업권 반납까지 검토 중이다. 당장 생계에 위기를 느낀 영업사원들은 다른 브랜드로 이탈하고 있다.
반면 아우디는 상대적으로는 괜찮은 모습이다. 이번에 판매금지 및 인증취소 된 차량 대부분이 2.0 디젤 모델인데, 아우디는 주력 모델 중 3.0 디젤 또는 가솔린 모델이 많기 때문이다. 또 주력 차종인 A4, A6 등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모델 변경을 마치면서 판매금지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완전 판매가 불가능해진 모델은 엔진이 2.0 디젤 하나 뿐인 콤팩트 SUV `Q3` 뿐이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모델별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서 폭스바겐보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 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전시장을 찾는 고개들이 줄고 있어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다만, 아우디는 올해 판매를 강화할 뾰족한 대책이 부족하다. 하반기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던 2.0 디젤 모델 인증이 어려워지면서, 신차 출시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아우디는 지난해 판매 차종 중 80% 이상이 디젤이었다. 그 중 70% 가량이 2.0 디젤 모델이었다.
아우디 딜러사 한 관계자는 “BMW, 메르세데스-벤츠로 고객 이탈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서 가격 할인을 확대하는 등 비상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