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수요 20%나 늘었지만 웃지 못하는 가스업계

액화석유가스(LPG) 소비량이 모처럼 큰 폭으로 늘면서 7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업계는 표정이 어둡다. 석유화학용 LPG 수요가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칠 공산이 크다. 수요가 가장 많은 수송용 소비량은 올해도 감소세가 지속됐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LPG 총수요는 작년 대비 20.1% 늘어난 432만3000톤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 LPG 수요 증가율이 2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석유화학용 수요가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상승을 주도했다. 상반기 석유화학 원료용 프로판, 부탄 소비량은 각각 109만톤, 20만톤으로 작년 대비 115.4%, 102.9% 늘었다. 전체 수요에서 석유화학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6.9%에서 올해 30%까지 치솟았다.

SK가스 자회사 SK어드밴스드가 LPG를 원료로 석화제품 프로필렌 생산에 나섰고 대체 관계에 있는 나프타 가격 대비 하락폭이 커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석유화학업계는 통상 LPG와 나프타 가격이 톤당 3% 이상 벌어지면 연료를 전환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PG가격은 나프타 대비 톤당 10% 이상 낮았다.

산업용 수요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대체 관계인 액화천연가스(LNG)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대비 11.6% 늘어난 40만톤을 썼다.

가정상업용은 LPG배관망 사업 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작년 대비 10.3% 늘어난 90만톤을 사용했다. 이 가운데 프로판 소비량이 83만톤으로 작년 대비 14.2% 늘었다. 부탄은 21% 감소한 7만톤에 그쳤다.

상반기 LPG소비량이 대폭 늘면서 연간 수요도 7년 만에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LPG소비량은 지난 2010년 첫 감소세로 들어선 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업계는 계속되는 수요 이탈 기조가 반전된 것으로는 보지않는다. 최대 수요처인 수송용 소비량 감소세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송용 부탄 소비량은 상반기 총 172만톤으로 5% 줄었다. 올해 전체 LPG소비에서 수송용 연료 비중은 40%에 달한다. 석유화학용, 산업용 수요도 대체 연료 가격에 따라 언제든지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PG수요 증가 효과는 SK어드밴스드 가동과 가격 하락에 따른 일시적 효과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며 “수송용 수요가 워낙 큰 상황에서 LPG차량 감소세는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LPG 수요 20%나 늘었지만 웃지 못하는 가스업계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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