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브렉시트 영향으로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유럽 챙기기에 나섰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은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유럽지역 판매 현황과 시장상황 점검에 나선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9.5%)을 기록한 시장이다. 올해에는 성장세가 5% 정도로 다소 둔화될 전망이지만 올 초 기대치 대비 예상성장률이 상향 조정된 거의 유일한 지역이다.
정몽구 회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유럽 자동차시장의 전략적 중요도가 한층 커지면서 유럽 방문을 결정했다. 특히, 브렉시트 결정 이후 향후 예상되는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교역조건 악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럽 메이커들과 다른 시장에서의 부진을 유럽에서 만회하려는 글로벌 메이커들의 공세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도 현지 방문 이유 중 하나다.
정 회장은 선전하고 있는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현대차는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SUV를 주축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49만1000여대를 판매, 12.3% 성장하며 전체 시장 성장률 9.1%보다 3.2%포인트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유럽에서 89만1000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전략 차종은 투싼·스포티지 등 SUV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올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를 유럽시장에 출시하며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의 풀 라인업을 구축,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러시아에서도 일시적으로 수익이 조금 감소하더라도 제품력을 강화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여 향후 러시아 시장이 회복됐을 때 시장 주도 메이커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정몽구 회장은 러시아 현지 임직원들에게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