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 활약 이후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금융권으로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최초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챗봇(Chatbot) 개발에 나섰다. 연내 빅데이터 기반으로 대출자 부도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형도 구축할 예정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전담팀을 신설하고 인공지능을 접목한 금융서비스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
우리은행은 기존에 있던 시너지추진부를 시너지마케팅부로 바꾸고 그 산하에 4명으로 구성된`빅데이터 추진팀`을 새로 만들었다.
컨설팅 업체 분석을 통해 24시간 금융상담 서비스가 가능한 `챗봇`과 `부도 차주 조기 감지 시스템` 구축을 우선과제로 잡았다.
챗봇은 인공지능(AI) 기술의 하나로 인간 대화를 흉내 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네이버가 인공지능으로 대화가 가능한 챗봇 `라온(LAON)`을 개발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 챗봇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등이 챗봇 개발을 예고했고, 개인 간(P2P) 금융업체 8퍼센트가 금융권 최초로 챗봇 `에이다`를 개발, 오는 10월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이 최초로 챗봇 구축에 나서면서 기존 금융사들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고객이 유선전화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문의하면 대화를 인식하고 챗봇이 상품을 안내한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대화가 축적될수록 스스로 학습해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 챗봇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아서 장기 목표로 알고리즘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빅데이터 기반 대출자 부도 가능성을 예측하는 `부도 차주 조기 감지 시스템`도 연내 구축할 예정이다.
9월부터 비식별 개인정보를 빅데이터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면서 국세청 납부정보와 부가세 납입 정보 등 외부 데이터를 재가공한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출자 부도 관리는 사후적 개념이었다”며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했는지 여부 등을 적용해 사전에 대출자 부도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리스크 모형을 만들고 이를 대출 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카드도 지난 3월 인공지능(AI) 관련 부서 `알고리즘 디자인랩(Lab)`을 신설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아직 연구 초기단계지만 알고리즘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문제를 고안중이다”라며 “우선 사람의 개입 없이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 구축과 시스템 안정화가 목표”라고 밝혔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