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려스러운 임베디드SW 예산

정부가 책정한 내년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R&A) 예산이 하나도 없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산업을 관장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기획재정부에 내년도 임베디드 SW 예산으로 20억원을 신청했지만 전부 인력 양성 예산일 뿐 R&D에는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베디드 SW는 자동차, 항공기, 휴대폰, 의료기기 같은 기기에 내장되는 SW다. 이들 기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고부가 SW다. 자동차를 `달리는 SW`라고 부르는 것도 임베디드 SW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제조 혁신도 임베디드 SW가 제 역할을 해 줘야 가능하다. 높은 신뢰성과 안정성을 담보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끊임없는 R&D로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산업부가 내년도 임베디드 SW R&D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니 심히 유감이다. 차제에 임베디드 SW 예산 전체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R&D 예산 제로도 그렇지만 전체 임베디드 SW 예산이 고작 20억원밖에 안 된다는 것도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임베디드 SW 발전 전략을 산업부가 발표한 게 불과 3년이 안 된다. 2013년 12월 산업부는 자동차, 항공, 조선, 전자, 의료기기, 기계 및 로봇 등 6대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임베디드 SW 산업 발전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산업부는 100대 핵심 SW 플랫폼도 개발, 중소 SW 기업의 미래 먹을거리로 삼겠다는 발표도 함께했다.

물론 예산 문제는 산업부로서도 한계가 있다. 예산을 틀어쥐고 있는 기재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임베디드 단독으로 R&D 예산은 없지만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산업 파트별로 임베디드 SW 개발 내용을 집어넣었다. 예산 반영에 애를 썼다”고 말하는 것은 임베디드 SW의 중요성에 비해 변명이 군색하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임베디드 SW가 산업부의 소관이라고 뒷짐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두 부처가 힘을 합쳐 임베디드 SW 강국이 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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